혁신기업 테슬라의 위기.. 파산설 왜 나오나

최윤신 기자 2017. 12. 2.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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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하남스타필드 매장. /사진=뉴시스 DB

‘자동차업계의 애플’. 전기차·에너지업체인 테슬라에 붙던 별칭이다. 스마트폰시대를 연 애플처럼 테슬라가 전기차시대를 이끌어나갈 것이란 기대가 반영됐다. 테슬라는 2006년 로드스터, 2009년 모델S를 공개하며 전기차시대를 열었다.

전기차의 전망은 테슬라 등장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대부분의 완성차업체가 확신을 갖지 못하던 전기차 개발에 나서 방향성과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테슬라는 혁신기업임이 분명하다. 이에 수많은 이가 테슬라를 4차 산업혁명의 상징으로 여기며 칭송했다. 단순히 매력적인 제품뿐만이 아니라 주문생산체제 등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테슬라가 보인 비전 때문이다. 테슬라가 올해 창업 15년 만에 2차 산업혁명의 상징과도 같던 ‘100년 기업’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은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테슬라의 혁신은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전기차 보급계획에 차질이 생기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문가와 언론은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테슬라 모델S와 급속충전기 '수퍼 차저'. /사진=뉴스1 DB

◆'테슬라 파산' 말하는 사람들

“테슬라는 현재 차별화된 기술도 없고 고정비용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를 생산할 때마다 돈을 잃는다. 이 추세라면 2019년에 파산할 것이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원로인 로버트 루츠 전 제네럴모터스(GM) 부회장은 최근 미국 한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의 발언을 객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테슬라의 재무상태를 보면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도 아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2개월 동안 테슬라가 1분당 8000달러 꼴로 현금을 소모한다며 이 같은 추세면 내년 8월6일에 바닥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추가적인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 테슬라는 올 3분기 6억194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테슬라는 이런 재무위기에 대한 입장 대신 새 사업계획을 밝혔다. 테슬라는 지난 11월16일 개최한 행사에서 전기화물차 '세미'를 공개했다. 1회 충전으로 36톤의 화물을 싣고 800㎞를 주행할 수 있다. 30분 만에 80%가량을 충전할 수 있는 고속충전도 지원한다. 얼핏 새로운 혁신을 선보인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이를 두고 업계에선 ‘테슬라가 자금마련을 위해 다시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을 펼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런 의심의 발단은 적지 않은 보증금을 내고 1~2년 동안 생산계획이 없는 자동차 예약을 받는 테슬라 특유의 영업방식 때문이다. 테슬라 세미를 예약하려면 5000달러의 계약금을 내야 한다.

세미 공개행사에서 깜짝 선보인 2세대 로드스터는 테슬라가 겪는 자금난 심화의 방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2020년 생산될 예정인 2세대 로드스터를 예약하기 위해선 5만달러의 계약금을 내야 하며 한정판 모델의 경우 25만달러를 선불해야 한다. 이 차는 2020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개한 2세대 로드스터는 이전의 스포츠카 모델과 비교했을 때 혁신을 보여주지도 못했다”며 “대량생산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런 차로 관심을 끄는 것은 자금마련을 위해 억지로 끼워 맞췄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모델3 양산 연기 ‘불신’

테슬라의 본질적인 문제는 기업활동으로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투자자와 소비자들에게 비전을 팔아 얻은 자금을 쏟아 붓고 있는데 이들의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유지할 수 없다.

결론은 팔아서 돈이 되는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 테슬라에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양산차인 ‘모델3’뿐이다. 모델3가 하루빨리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규모의 경제를 이뤄 수익을 가져다주지 않으면 외부투자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테슬라의 위기는 모델3 양산 계획이 차질을 빚으며 비롯됐다. 지난해 3월 모델3를 예약판매할 때만 해도 테슬라에겐 희망찬 미래만 있는 듯 보였다. 전세계 40만명의 고객이 올해 말부터 인도될 차에 1000달러의 예약금을 걸었다.

하지만 모델3의 양산에 차질이 생겼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의심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당초 테슬라는 올 3분기까지 1500대를 양산할 계획이었는데 실제 생산량은 260대에 불과했던 것. 테슬라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모델3 양산 지연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올해 말까지 주간 5000대를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내년 3월로 미뤘다.

자동화를 목표로 한다던 테슬라 프레몬트공장은 여타 완성차브랜드보다 자동화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는 “제조업의 특성상 양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가 언제쯤 해결될 수 있을지, 또 언제 새로운 문제가 불거질 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만약 테슬라에 의심을 가진 소비자가 집단으로 모델3 계약을 취소하고 계약금 환불을 요구한다면 테슬라는 존폐의 기로에 놓일 공산이 크다. 미국 로펌들은 집단소송을 위해 테슬라 투자자를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테슬라에 큰 기대를 건 투자자와 소비자가 대다수지만 생산지연이 반복된다면 지지층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미국 언론에서 프레몬트공장을 심층취재한 보도 등에 따르면 내년 3월까지 양산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16호(2017년 11월29일~12월5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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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chldbstl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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