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커버스토리 - '금징어'도 말랐다]고수온 현상에..세계 주요 어장서도 '희귀종'

윤희일 선임기자 2017. 12. 1.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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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연근해·원양 구분 없이 어획 급감
ㆍ“씨 말랐다기보단 분포 지역 확대”
ㆍ내년 초 국내에 원양산 풀릴 듯

오징어가 ‘금징어’가 되는 현상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어획량이 한국보다 더 줄어든 일본에서도 오징어는 이미 ‘귀하신 몸’이 됐다. 페루·칠레 등 남반구에서도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으면서 오징어의 몸값이 자꾸만 올라가고 있다. 그동안 주요 오징어 어장으로 꼽혀온 북반구의 동해와 남반구의 페루·칠레·포클랜드 주변 해역에서 오징어가 잘 잡히지 않고 있는데, 공통 이유로는 ‘고수온’ 현상이 꼽힌다.

한국 연근해 동해의 거의 전역에서 고수온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우리 어장 일대에 밀집해 있던 오징어 어군이 러시아 앞바다까지 넓게 분산된 것이 오징어 어획 부진의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고수온 현상으로 오징어가 예년에 비해 많아진 북한 해역에서 중국 어선들이 집중적으로 오징어 잡이에 나선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오징어의 씨가 말랐다기보다는 오징어 분포 지역이 넓어지면서 어민들이 잡아들이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며 “2015년까지 연간 15만t에 이르던 연근해 오징어 어획량이 지난해 12만t 정도로 떨어졌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부터 고수온 피해를 입고 있는 원양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우리나라 원양선사들이 남반구 등에서 잡은 오징어의 양은 2015년 15만835t에서 지난해 2만32t으로 급감했다. 올 들어서는 10월까지의 어획량이 4만5950t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여전히 적은 형편이다.

지난 9월 말 현재 오징어 수입량은 7만905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나 늘어났으나 오징어 부족 사태는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제적으로 오징어 가격이 오르면서 9월 말 현재 수입액은 2억2367만6000달러(약 2419억7269만원)로 지난해에 비해 60.5%나 증가했다.

해양수산부는 이런 상황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포클랜드 해역 등 남반구 오징어 어장의 수온이 조금 떨어지면서 최근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내년 초부터는 원양산 오징어를 통한 공급 확대가 어느 정도 가능해질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11월에 잡힌 오징어는 내년 초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국립수산과학원 연근해자원과 김중진씨는 “해양환경은 해마다 변동이 심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오징어 어획량 감소를 불러온 고수온 현상이 지구온난화에 의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면서 “앞으로 자료가 더 축적돼야만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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