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M]빚 꼬박꼬박 잘 갚으면 호구되나요?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빚 꼬박꼬박 잘 갚는 나는 호구인가요?
정부가 최근 발표한 장기소액연체 지원대책을 놓고 국민들의 원성이 높습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1000만원 이하 원금을 10년 이상 연체한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빚을 탕감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실히 빚을 갚아온 사람들이 느끼는 회의감도 만만치 않습니다. 1일 기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정책을 철회해달라는 글이 10여건이 넘게 올라왔습니다. "앞으로 배째라 식으로 연체하면 되겠다", "돈 쪼개가며 성실히 갚아온 사람 말고 왜 불량 채권을 가진 사람한테 혜택을 주느냐" 등 대부분 허탈함이 섞인 반응들입니다. 국민투표라도 해서 다시 결정하자는 얘기도 나옵니다. 도덕적해이, 형평성 논란만큼 부정감면자가 늘수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최선보다는 차선, 필요악(必要惡)에 가까운 정책이란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평균 400만원 남짓의 채무를 10년 가까이 연체 중인 차주들은 상당수가 우리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회적 약자입니다. 76세 노인은 폐지를 모아 살아가는데 생계급여 84만원이 수입의 전부입니다. 15년전 포장마차라도 하겠다며 빌린 850만원이 연체이자 3500만원까지 붙어 남아있지만 소멸시효도 지났고 자력으론 갚을 힘이 없습니다. 이번 대책의 요(要)는 빚탕감이 절실한 이런 사람을 '핀셋'으로 골라내는 심사의 형평성에 달렸습니다.
다만 "그래봤자, 엉뚱한 사람들이 이런 정책의 수혜를 받는다"는 행정부에 대한 지독한 불신이 왜 생겼냐는 정부 스스로 곱씹어볼 필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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