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MA, 아시아의 그래미? 'CJ 시상식' 지우지 못했다

윤상근 기자 / 입력 : 2017.11.30 18:23 / 조회 : 1652
  • 글자크기조절
image
/사진제공=CJ E&M


'Mnet Asian Music Awards'(이하 'MAMA')가 자타공인 '아시아의 그래미 시상식'이 되기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2017 MAMA 인 재팬'이 지난 29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성대하게 개최됐다. '2017 MAMA'는 올해 베트남, 일본, 홍콩 3개국 개최를 통해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고 베트남에 이어 생중계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일본 시상식 본식을 통해 그 위용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그 뚜껑을 열어보니, '아시아의 그래미'라는 원대한 목표에 도달하기에는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다.

올해로 9회를 맞이한 'MAMA'는 그간 여러 보도자료를 통해 "No.1 종합 콘텐츠 기업 CJ E&M이 주최하는 아시아 대표 음악 시상식"이라는 소개와 함께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했고 2009년 지금의 MAMA로 변모, 마카오,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주요 거점 도시에서의 개최를 통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시상식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자신 있게 내비쳐왔다.

여러모로 진화를 거듭한 순간도 있었다. 해외에서 개최하는 국내 최대 규모 음악 시상식이라는 타이틀은 MAMA의 권위를 높이는 데 일조했고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북미권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뮤지션들의 섭외 역시 나름대로 MAMA만의 파워가 얼마나 대단한 지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엠넷은 올해 '아시아 최고 음악 시상식'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히 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아시아 최대 음악 시장으로 불리는 일본과 MAMA와 좋은 인연을 맺었던 홍콩, 그리고 떠오르는 아시아 음악 시장인 베트남을 선정하며 사실상의 '분산 개최'로 가닥을 잡고 아시아의 모든 음악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시상식으로 완성되기 위한 구색을 맞춰나갔다. 여기에 '공존'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언어와 문화가 다르지만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달하려 했다. 김기웅 엠넷 음악본부장과 김현수 컨벤션사업국장은 지난 20일 CJ E&M 센터에서 MAMA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은 키워드를 강조했다.

image
(왼쪽부터) 김기웅 엠넷 음악본부장, 김현수 컨벤션사업국장 /사진제공=CJ E&M


하지만, '아시아의 그래미'를 표방하겠다던 MAMA의 올해 모습은 사뭇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지난 29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린 'MAMA 인 재팬'의 모습은 그야말로 'CJ 식구들 챙기기'라는 그림을 지울 수 없었다.

당장 수상자의 면면만 봐도 이를 알 수 있었다.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상' 수상자로 트와이스가 선정된 가운데 워너원이 '남자 신인상', 프리스틴이 '여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또한 뉴이스트W가 '디스커버리 오브 더 이어', 청하가 '베스트 오브 넥스트'에 선정됐다. 트와이스를 제외하고 남녀 신인상 등 총 4개 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린 팀들은 모두 엠넷에서 방송됐던 '프로듀스 101' 출연자로 결성됐거나 멤버가 포함돼 있는 팀이었다.

MAMA는 여기에 시상식과는 별개로 엠넷 새 프로그램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MAMA는 "내년 '프로듀스48'을 론칭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역시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위키미키, 프리스틴, 김청하 등이 꾸민 무대 직후 공개되며 '프로듀스 101'이라는 타이틀로 연계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엠넷에서 론칭한 '아이돌학교'를 통해 결성된 프로미스나인의 프리 데뷔곡 무대까지 그야말로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홍보가 줄을 이었다. 분명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 시상식'이라는 타이틀과는 거리가 먼 그림이었다.

김기웅 엠넷 음악본부장은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MAMA가 한국의 그래미를 지향하고 있다. 10년 전을 생각해봤을 때 정말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들이 많이 일어났고 앞으로도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언젠가는 MAMA가 그래미와 공존할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방송된 'MAMA 인 재팬'만 봤을 때는 '아시아의 그래미'로의 진화가 아닌, 'CJ 음악 시상식'에서 머무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만이 남은 듯 보인다.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