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진입이냐 거품 붕괴냐..경계에 선 비트코인

연유진 기자 입력 2017. 11. 30. 17:05 수정 2018. 1. 10. 11:2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9일 오전9시(미 동부시각, 한국시각 오후11시)께 비트코인이 개당 1만1,000달러 고지를 뚫자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후 곧바로 수직낙하를 시작해 오후2시30분 무렵에는 9,009달러(블룸버그 집계 기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미국 증권거래소인 나스닥이 내년 비트코인 선물거래 취급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롤러코스터'가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9일 1만1,000달러 돌파했지만
6시간만에 21% 급락..불안 고조
CME 이어 내년 나스닥 선물 상장
"시장 성숙기 접어들 것" 기대도
美 연준 등 자체 화폐 개발 검토
[서울경제] 29일 오전9시(미 동부시각, 한국시각 오후11시)께 비트코인이 개당 1만1,000달러 고지를 뚫자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비트코인의 가격은 이후 곧바로 수직낙하를 시작해 오후2시30분 무렵에는 9,009달러(블룸버그 집계 기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비트코인뿐 아니라 다른 가상화폐 가격까지 함께 출렁이면서 평가액을 확인하느라 하루종일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글이 쏟아졌다. 미국 증권거래소인 나스닥이 내년 비트코인 선물거래 취급을 시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격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투자자들은 ‘가상화폐 롤러코스터’가 얼마나 무서운지 뼈저리게 느꼈다.

이날 하루 동안 ‘가상화폐 대장’ 비트코인은 제도권 금융시장에 완전히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과 거품 붕괴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투자자들에게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맛보였다. 이로써 가상화폐의 미래에 대한 논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나스닥이 주로 에너지 선물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나스닥선물시장(NFX)에서 내년 상반기 중 비트코인 선물을 취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나스닥은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이어 비트코인 선물거래 계획을 밝힌 세 번째 제도권 거래소다.

CME나 나스닥 등 주요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시작되면 월가 투자은행들의 자금은 가상화폐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다양한 파생상품들이 생길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면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기대도 일고 있다. 실제 미국 투자중개사인 캔터피츠제럴드는 이날 내년 상반기 중 비트코인 파생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제도권에 편입할 수 있을 만큼 안전성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커졌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21.2% 빠지는 데 걸린 시간은 채 6시간이 되지 않았다.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버블’의 붕괴처럼 한순간에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불안감은 또다시 고조됐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미국의 주가지수가 20% 떨어지는 데는 24일이 소요됐다.

비트코인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저지주 럿거스대 연설에서 비트코인 투자에 대해 “투기활동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전혀 사회적으로 유용한 기능을 하지 못한다”며 “상승과 하락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상당한 흥미를 제공할 거품”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가상화폐 열풍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던 각국 중앙은행들은 속속 공식 가상화폐 개발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더들리 총재는 이날 비트코인이 기반을 두고 있는 디지털 화폐 기술에는 주목하고 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식 가상화폐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말하기는 이르지만 연준이 디지털 화폐를 제공하는 방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도 국가 공인 가상화폐인 ‘크립토루블’ 발행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국 인민은행도 ‘중앙집권형 가상화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