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학생 장애진씨 "'촛불시민' 대표, 영광이자 부담"

권오석 2017. 11.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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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국민'을 대표해 직접 수상하는 건 영광이지만 한편 부끄럽기도 하네요."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 학생 75명 중 한 명인 장애진(20)씨는 "'촛불 집회'에 더 자주 참석한 시민들이 많은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대표로 받는 게 옳은 일인지 고민했었다"고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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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3일 '2017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 참여 독일행
세월호 참사 후 응급구조 전공 진로 정해
'사회적 참사 특별법' 통과로 진상규명 속도 기대
장애진(20)씨가 올해 1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1차 범국민행동의날’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미디어몽구 캡처)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촛불 국민’을 대표해 직접 수상하는 건 영광이지만 한편 부끄럽기도 하네요.”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 학생 75명 중 한 명인 장애진(20)씨는 “‘촛불 집회’에 더 자주 참석한 시민들이 많은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과연 대표로 받는 게 옳은 일인지 고민했었다”고 이렇게 말했다.

장씨는 다음달 5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017 에버트 인권상’ 시상식 참석차 오는 3일 독일 방문길에 오른다. 지난달 에버트 재단이 ‘올해 인권상 수상자’로 ‘촛불 집회’ 참가 대한민국 국민을 선정한 뒤, 시상식에 참석할 시민 대표로 장씨가 뽑혔다.

촛불 집회를 주최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기록기념위원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추천 신청을 받은 결과, 세월호 가족 추천이 가장 많았고 올해 1월 11차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장씨를 만장일치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장씨는 당시 촛불집회 무대에서 “이 곳에 서서 시민 여러분들 앞에서 저희(생존 학생) 입장을 말씀드리기까지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며 “저희만 살아 나온 것이 유가족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하고 죄 지은 것만 같았다”고 돌이켰다.

또 “저희는 구조된 게 아니라 스스로 탈출했다고 생각한다”며 “나중에 친구들을 다시 만났을 때 부끄럽게 살지 않았다고, 책임자한테 제대로 죗값을 물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출국을 앞둔 장씨는 “이런 상을 받는 게 흔한 일도 아니고 좋은 경험일 것 같아 참석하기로 했다”면서 “‘기대 반 부담 반’이다”고 털어놨다. 4박 5일 간의 독일 방문 일정에는 박석운 퇴진행동 기록기념위 공동대표와 박진 백서팀장이 동행한다.

경기 수원의 한 대학에서 응급구조를 전공하고 있는 장씨는 현재 현장실습 교육 중이다. 세월호 참사를 겪은 뒤 생명을 구하는 일의 소중함과 숭고함을 새삼 깨닫고 진로를 결정했다.

장씨는 새 정부가 ‘촛불’로 탄생한 만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씨의 바람대로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세월호 참사 제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적 참사 특별법’(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다.

한편 1994년 에버트 인권상이 제정된 이래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특정 국가의 국민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트 인권상은 매년 세계 각지에서 인권 증진에 공헌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1925년에 설립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은 비영리기구로, 독일에서 가장 유서 깊은 정치재단이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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