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빠진 국빈만찬..'채식주의 불교신자' 스리랑카 대통령 배려

한국 전통 음식 기본으로 다채로운 메뉴
후식은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후식'
불교계 대표 인사도 만찬에 참석

문재인 대통령과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협정서명서 체결식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빈 방한 중인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국빈만찬은 시리세나 대통령이 불교 신자이자 채식주의자인 점을 고려해 ‘맞춤형’으로 준비됐다.

청와대는 29일 시리세나 대통령을 위해 한국 전통 음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메뉴 선정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전부리로는 스리랑카를 대표하는 향신료인 커리를 더해 만든 커리향 고구마 부각과 귤을 얇게 잘라 만든 귤칩, 산청 곶감 안에 호두를 넣어 말린 곶감말이, 대추부각, 호두튀김 등이 나온다. 전채요리로는 밀전병에 채소와 대게살을 넣은 밀쌈말이와 완도산 전복을 쪄 간장 소스를 더한 전복구이, 호박죽, 제주산 금태 양념찜을 곁들여 비빔밥, 콩나물국이 나온다.

후식으로는 사찰음식 대가 선재 스님이 만든 ‘사찰 후식’ 제공된다. 측백나무 열매와 토종꿀로 숙성한 가평 잣으로 만든 백자인 다식, 완도산 김에 간장과 죽염 등을 넣어 만든 김재피자반, 능이버섯 찹쌀구이, 양평 소나무와 약수로 숙성시킨 송차가 나온다. 백포도주와 적포도주도 나오는데 시리세나 대통령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 건배는 사과주스로 한다.

만찬에는 우리 측 기획재정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비롯해 양국 장관급 인사 외에도 조계종 설정 총무원장, 진각종 회성 통리원장 등 불교계 대표 인사가 대거 참여한다.

스리랑카와 인연이 있는 인사도 만찬에 초대됐다.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문철상 신협사회공헌재단 이사장, 김해성 지구촌사랑나눔 대표 등은 인도적 지원으로 스리랑카와 인연이 깊다. 야구선수 출신으로 2015년 스리랑카 국가대표팀을 맡은 바 있는 박철순 알룩스포츠 회장, 2011년 스리랑카 현지 봉사활동에 참여했던 산악인 엄홍길 코이카 홍보이사도 참석할 계획이다.

/정지형인턴기자 kingkong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