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트위터는] '안다박수' - 클래식 공연장에서 박수치는 법
[경향신문]
지금 트위터에서는 ‘안다 박수’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안다 박수’는 몇년 전부터 유행하는 말이었는데요. 지난 1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 이후 다시 주목 받는 단어가 됐습니다.
클래식 공연에서 한 악장이 끝나고 다음 악장이 시작하기 전 약간의 ‘멈춤’이 있더라도, 박수를 치면 안됩니다. 연주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악장 사이에 약간의 침묵이 흐르지만, 마지막 악장이 끝날 때까진 계속 음악이 흐르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따라서 악장 사이에 박수를 치는 것은 전체 곡의 흐름을 크게 깨트리겠죠.
마지막 악장이 끝나고서 박수를 쳤는데도, 지탄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안다 박수’ 인데요. 안다 박수가 무엇인지 한 트위터리안의 설명을 인용합니다.
“클래식에서 악장 사이에 박수치는 거 관크(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 다른 관객의 관람을 방해하는 행위)취급 당하는 데 그 때문에 오히려 ‘나 이곡 어디서 끝나는지 안다 -짝짝짝’ 하고 곡 끝나자마자 여운 느낄 새도 없이 박수 쳐대는 걸 안다박수라 부른다.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서 치는 박수가 아니라 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치는 박수”
이해가 되시나요. ‘나는 언제 박수를 쳐야하는지 알아’라고 자랑하듯이 마지막 악장이 끝나자마자 박수를 치는 것이 ‘안다 박수’ 입니다. 음악에 흠뻑 취했던 지휘자와 연주자, 청중이 서서히 음악의 세계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안다 박수’ 입니다.
다른 트위터리안은 안다 박수의 피로감을 이렇게 말합니다.
“박수를 그렇게 치고 싶으면, 집에서 장일범의 가정음악(클래식 라디오 프로그램)들으며 치세요. 왜 공연장에 와서 그래ㅜ”
그럼 도대체 언제 박수를 치란 말이냐, 이렇게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일부러 아는 체를 하려고 박수를 친 게 아닌데, 졸지에 ‘안다 박수’를 친 사람으로 몰리면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트위터리안은 “내가 언제 박수쳐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다른 트위터리안이 올린 글이 이에 대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지휘자나 연주자가 관객들을 바라보고 인사할 때 - 그때 박수치면 됨”
트위터리안 덕분에 이제 클래식 공연장에서 박수치는 게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다른 언론사에서 ‘안다 박수’에 대해 다뤘던 기사입니다. 클래식 공연에서의 박수에 대한 논문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네요.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링크합니다.
▶아트인사이드: [Opinion] 클래식 공연에서의 안다 박수에 대하여
▶국제신문: [뉴스와 현장] 박수치지 않을 권리
▶조선일보:일사일언 ‘안다 박수’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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