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은 옛말…40·50대 ‘젊은 골관절염’ 환자 증가

입력 2017.11.28 17:29
손으로 무릎을 짚고 있는 사람
최근 40~50대의 비교적 젊은 골관절염 환자가 늘었다. 지난해 기준 골관절염 환자 10명 중 4명이 60세 이하였다./사진=헬스조선DB

셰익스피어는 말년에 저술한 희곡 ‘아테네의 타이먼’에서 “저 굽실대는 무릎들은 관절염에나 걸려버려라”라는 대사를 남겼다. 그 역시 말년에 관절염을 앓았던 환자로서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저주’의 표현으로 사용한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활동했던 16세기 말이나 지금이나 관절염은 노인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국내 60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염 앞에 ‘퇴행성’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이유는 보통 관절염이 노화에 따른 관절 내 연골의 손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용어 대신 ‘골관절염’이라는 용어로 많이 쓰인다. 단순히 나이 들어 발생하는 노화 현상의 일종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젊은 관절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40~50대 골관절염 환자는 꾸준히 늘었다. 지난해 기준 골관절염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10명 중 4명은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환자일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이 문제는 단순히 용어가 바뀌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골관절염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면서 유병기간과 치료기간이 길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충남대병원 정형외과 안재성 교수는 “최근 비교적 젊은 골관절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환자의 유병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골관절염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통증 줄이는 약물 치료, 위장질환 부작용 없는지 살펴야

골관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나타나다가 병이 깊어지면 가만히 있어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또한, 관절이 벌어지는 각도가 줄어들고, 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무릎 관절에 골관절염이 발생한 경우 관절 모양이 변하거나 걸음걸이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

골관절염 치료는 기본적으로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은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킨다. 실제 주요 만성질환인 고혈압·당뇨병·천식·디스크·관절염 등을 앓는 국내 환자의 삶의 질을 비교한 결과, 관절염은 천식에 이어 삶의 질이 두 번째로 낮게 나타났다.

이런 이유에서 통증을 줄이는 약물 요법은 매우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하다. 약물 요법에 사용되는 진통제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다. 다만, 관절염 치료에서 널리 쓰이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장기간 복용했을 때 환자 2%에서 만성 궤양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심각한 위장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이 약을 복용하지 않는 환자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안재성 교수는 “현재 쓰이고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들은 효과가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환자의 위험요소를 고려해 약물을 처방한다”며 “최근 발표된 연구(PRECISION)에서는 선택적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인 ‘쎄레브렉스’가 장기적으로 심혈관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결과를 보여줘 처방에 반영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다만, 쎄레브렉스의 경우 기존에는 60세 이상에서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젊은 골관절염' 환자는 비급여 가격으로 약을 처방받아야 했다. 그러나 최근 건강보험 급여가 결정돼 증가세의 젊은 골관절염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확대됐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경우도 60세 미만 성인으로 급여 범위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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