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서청원 의원 가문 도록' 발간 규장각 조사

최미랑 기자 2017. 11. 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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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규장각)이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이 속한 대구서씨 가문 도록을 회계 등 관련 기록을 전혀 남기지 않은 채 규장각 명의로 펴낸 의혹(경향신문 11월24일자 12면 보도)과 관련해 서울대 대학본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대 대학본부 관계자는 28일 “규장각의 <대구서씨 학문을 세우고 조선을 비추다> 도록 발간과 관련해 주무부처인 연구처가 이 도록 발간이 적절했는지를 조사·논의해 그 결과를 본부에 내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관계자는 “대학 본부에서 도록 발간이 부적절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이 결과를 토대로 어떤 조처를 취할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대는 27일과 28일 열린 보직교수 회의에서 경향신문 보도 내용을 논의했다. 이상찬 규장각 원장은 보도 직후 연구처장을 찾아 보도에 대한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규장각은 소장자료를 중심으로 대구서씨 출신 족보와 문과보(조선시대 문과 급제자를 정리한 표), 이 가문 출신 학자들의 초상, 저술, 편지, 그림 등을 모아 지난 7월 이 도록을 발간했다. 종친회가 펴내는 특정 가문의 도록이 규장각 이름으로 나온 것은 전례가 없는 데다 규장각 직원들이 작업에 관여했으면서도 비용 등 관련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서울대 내부에서는 서 의원과의 관계 때문에 규장각이 공공자원을 유용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 의원은 규장각의 사업 예산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숙원 사업이던 수리복원 사업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2010년 서 의원이 규장각을 찾아와 고충을 묻고 주선한 결과 2011년부터 예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규장각에 관심을 가져준 서 의원과 대구서씨 가문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 보좌관의 모친이 2012년부터 규장각에서 일한 사실도 확인됐다.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은 조선시대 정조가 설립한 도서 수집·간행 및 학술·정책 연구 기관인 규장각의 자료를 보존·관리하고 한국학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규장각을 폐지하고 소속 도서와 자료를 경성제국대학으로 이관한 이래 서울대가 관리해 왔다.

▶관련기사 : 공공자원으로 ‘서청원 의원 가문 도록’ 만들어준 규장각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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