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수사' 김병찬 용산서장 "국정원과 통화만 했다"

김병찬, 국정원 댓글사건 당시 수사2계장
국정원 직원과 수십 차례 통화한 '메신저'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지난 2012년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병찬 서울용산경찰서장이 28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은 28일 오전 김 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날 오전 9시44분께 검찰 청사에 도착한 김 서장은 '수사 정보를 국정원에 건넨 이유가 뭐냐'는 등 질문에 "수사상 기밀을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대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 서장은 "업무상 필요로 국정원 관계자와 통화한 사실은 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김 서장을 상대로 지난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과정에서 축소·은폐 지시가 있었는지, 당시 수사 지휘 체계 및 정황 등에 대해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2년 대선 3차 토론회가 끝난 직후인 2012년 12월16일 밤 11시 정치 공작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국정원 직원 댓글 사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시점 및 내용을 두고 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김 서장은 당시 정치 공작을 벌인 것으로 의심되는 국정원 직원의 노트북 등에 대한 디지털 분석 업무를 담당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 2계장 신분으로 국정원 직원과 50회 가까이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정원과 경찰을 잇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23일 용산경찰서 서장실 및 김 서장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들을 확보했다. 압수수색 과정을 지켜본 김 서장은 주변에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서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애초 검찰은 김 서장을 지난 25일 소환 조사하려 했으나, 김 서장이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다시 김 서장에게 소환을 통보해 조사가 이뤄졌다.

na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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