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수 "안종범 재단모금, 대통령이 관여될 수 있어 감찰 못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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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에 나와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감찰관은 "대통령이 재단설립 자금 모금에 관여했다면 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느냐"는 우 전 수석 변호인의 질문에는 "생각해 볼 문제가 많지 않겠느냐"며 "들어갈지 말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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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재판에 나와 '폭탄 발언'을 쏟아냈다.
이 전 감찰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27일 열린 우 전 수석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그는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관여 의혹을 감찰하지 못한 것은 그 뒤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는 민정수석실 역시 마찬가지였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안 전 수석보다 우 전 수석 문제를 먼저 감찰한 이유를 변호인이 묻자 "재단을 실질적으로 만든 사람이 안 전 수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예컨대 대통령이 관여될 수 있기 때문에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이 개인적으로 했다면 벌써 민정실에서 조치했을 것"이라며 "아무 얘기가 없는 것을 보고 개인 비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감찰관은 "대통령이 재단설립 자금 모금에 관여했다면 감찰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느냐"는 우 전 수석 변호인의 질문에는 "생각해 볼 문제가 많지 않겠느냐"며 "들어갈지 말지, 과연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답했다.
출연에 참여한 기업 관계자들을 조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아무 데나 덥석 들어갈 수는 없지 않으냐"며 "더군다나 뻔히 뒤에 누가 있는지 아는, 거의 돈키호테 같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감찰관은 재단과 관련해 '육영재단'과 같은 소유권 분쟁이 발생할지 걱정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육영재단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가 운영하는 재단이 있는데 누가 운영자인지 아직도 시끄러운 문제"라며 "그래서 (미르·K재단도)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아니면 돈을 내게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안 전 수석 개인적 문제라면 민정실에 패스할 수 있었겠지만, '뒤에 대통령이 있으면'(이라는 생각에)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도 우 전 수석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그는 "경찰에 파견된 직원을 통해 내부 이야기를 들어보니 명백한 특혜였다"고 말했다. 또 "(담당자는) 청탁을 받았지만, 누구인지 말은 못한다고 했다"며 운전병 발탁은 청탁을 통해 이뤄졌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어 "운전병으로 뽑은 사람에게 물었더니 '건강 좋은 놈을 뽑았다'고 했다"며 "그런데 왜 훈련소부터 병원 입원 기간이 길었던 우 전 수석 아들을 뽑았느냐고 불으니 전혀 답변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 전 감찰관은 감찰 당시 상황에 대해 "경찰에서 우 전 수석의 자제인 것을 알고 특혜를 줬을 가능성과 우 전 수석 본인이든 주위 사람이든 누군가 청탁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놨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의 아들은 의경으로 복무하던 당시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 배치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지방경찰청 운전병으로 전보돼 '꽃보직 특혜' 논란을 일으켰다.
다만 감찰 결과 등을 토대로 병역 특혜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운전병 선발이 강제로 이뤄졌다고 인정할 자료가 부족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전 감찰관은 "우 전 수석의 아들이 국회에서 인턴을 했을 때 가족회사 '정강'의 렌트 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 같다"고도 증언했다.
또 병역 특혜, 정강의 자금 운용 등이 모두 무혐의로 결론 났다는 변호인의 주장에 대해선 "우 전 수석이 감찰에 성의있게 응했다면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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