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길빵'에 시민들 진저리, 흡연자 "부스 늘려야"

이영웅기자 2017. 11. 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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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던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며 걸어가면서 일명 '길빵(길거리 흡연)'을 당했기 때문.

청원인은 "담배 냄새를 맡으면 심한 두통 증세가 나타난다"며 "정부가 길거리 흡연을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흡연자인 직장인 박모 씨(48)는 "담뱃값도 2배 인상하고 연간 12조원의 천문학적인 세금을 걷어갔으면 흡연부스를 늘려야하는 것이 기본 아니냐"며 "정부의 잘못을 마치 흡연자에게만 돌리고 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담배를 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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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길거리 흡연금지 조례 무산, 흡연자·비흡연자 갈등 확산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 서울 홍대입구 근처를 찾은 직장인 김모(34) 씨는 길을 걷다 숨이 '턱' 막혔다. 앞서가던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며 걸어가면서 일명 '길빵(길거리 흡연)'을 당했기 때문. 주변 시민들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지만, 흡연 남성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김씨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길거리 흡연을 금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흡연자들의 길거리 흡연으로 비흡연자 시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비흡연자들은 담배 연기가 괴롭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울 곳이 없다며 흡연부스부터 설치해줄 것을 주장했다.

27일 기자가 두시간 동안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역과 시청, 광화문, 홍대 인근을 살펴본 결과, 3분에 한 명꼴로 담배를 피우며 걸어가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역 버스환승센터는 금연구역임에도 인근에서 담배를 태우며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기도 했다.

서울시청역 인근 한 도로에서 한 남성이 불을 붙이며 걸어오자 순식간에 담배 연기가 인근으로 퍼져나갔다. 곁을 지나는 행인들은 연신 손을 저으며 빠르게 지나갔다. 직장인 박모(30) 씨는 "미세먼지도 서러운데 담배 연기에 질식할 것 같다"며 "사람이 없는 곳에서 피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충남 논산 한 시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훈계한 40대 남성을 집단 폭행해 중상을 입힌 10대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에서 유모차를 끌고 가던 아기 엄마가 길거리에서 흡연한 남성을 말리다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비흡연자들은 서울시에 보행 중 흡연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제로 서울시의 온·오프라인 정책공론장에는 '보행 중 흡연금지'가 88.2%로 가장 많은 찬성 응답을 받았다.

시는 비흡연자의 정책 제안에 따라 '길거리 흡연 금지' 제도 마련을 검토했지만, 흡연자의 끽연권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길거리 흡연은 경계가 모호해 규제가 어렵다"며 "대신 금연구역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흡연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비흡연자 모임의 한 회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길거리 흡연을 법으로 규제해달라'며 청원을 제기했다. 청원인은 "담배 냄새를 맡으면 심한 두통 증세가 나타난다"며 "정부가 길거리 흡연을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흡연자들도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데 정작 담배를 피울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시 금연구역은 26만여곳인데 반해 길거리 흡연 시설은 43개에 불과했다. 민간에서 설치·운영하는 35개를 제외하고 공공기관이 직접 설치한 곳은 겨우 8개뿐이다.

흡연자인 직장인 박모 씨(48)는 "담뱃값도 2배 인상하고 연간 12조원의 천문학적인 세금을 걷어갔으면 흡연부스를 늘려야하는 것이 기본 아니냐"며 "정부의 잘못을 마치 흡연자에게만 돌리고 있다. 이럴 거면 차라리 담배를 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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