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탁 먹방후보 '보리'가 뜬다

2017. 11. 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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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텐프리·저탄수화물·고식이섬유·발아곡물
美시장이 주목하는 트렌드에 딱
차세대 곡물로 급부상

바야흐로 ‘고대 곡물’(ancient grain)의 한 해였다.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퀴노아는 ‘잉카의 작물’이라는 수사와 함께 전 세계 식탁 위에 심심치 않게 등장했다. 2017년 ‘곡물업계 선두주자’였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은 다음 트렌드를 찾는 때다. 전 세계 소비자는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고, 식품업계는 이에 맞는 차기 트렌드를 찾아다니는 데에 분주하다.

최근 한국을 찾은 미국 노스 다코타 주립 대학(North Dakota State University) 산하 북부지방 농작물 연구소(Northern Crops Institute)의 나츠카 후지와라 식품 과학자(food scientist)를 만나 곡물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다. 
나츠카 후지와라 식품 과학자.


곡물 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다만 지난 몇년간 식품업계의 주요 키워드인 ‘건강’과 ‘건강한 먹거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트렌드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곳은 틈새시장인 ‘니치 마켓’이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니치 마켓은 작지만 수요가 높은 시장이다. 니치 마켓을 통해 콩, 아마, 카놀라, 고대 곡물들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핵심 소비자 층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이 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굉장히 다른 삶에 대한 콘셉트를 가져가고 있다”며 “식품뿐만 아니라 직업, 라이프스타일의 콘셉트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밀레니얼 세대는 음식 역시 차별성을 가지고 싶어한다”며 “유기농, 건강식을 찾고 있으며 이런 식품에는 기꺼이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세대다”고 강조했다. 이들 밀레니얼 세대가 바로 트렌드를 만드는 주역이다. 

 


나츠카 후지와라는 미국 곡물 시장의 트렌드를 6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 트렌드는 ‘글루텐 프리’다. 미국의 경우 국내와는 달리 ‘글루텐 프리’ 시장이 워낙에 강세다. 글루텐 불내증이나 셀리악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애초엔 이러한 질환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식품으로 소비됐으나, 최근 몇 해 사이엔 전 소비자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글루텐 프리가 정점은 지났다고 생각하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인 트렌드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저탄수화물 고단백식’이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미국와 일본의 경우 저탄수화물 시장이 굉장히 크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비만과 당뇨 인구가 많은 미국의 경우 저탄수화물 식이는 특히 치료의 목적으로도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설탕, 빵, 파스타를 제한하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식품을 섭취하는 방식이다.

식이섬유의 중요성도 나날이 강조되고 있다. 세 번째 트렌드는 고식이섬유 작물이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선 식이섬유의 1일 섭취량을 과거 25g에서 28g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식이섬유는 현대인의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은 물론 노화의 주범인 활성산소를 없애기 위한 슈퍼푸드로도 각광받고 있다.

고대곡물 역시 여전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이고 있다. 퀴노아가 대표적이다. 퀴노아는 특히 고대곡물이면서 여러 트렌드를 담고 있는 작물이다. 채식주의자도 섭취하면 좋은 가장 완벽한 단백질 식품으로 한 컵당 무려 8g의 단백질이 들어있고, 글루텐이 전혀 없다는 특징이 있다.

다섯 번째 트렌드는 발아곡물이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발아곡물도 큰 트렌드로 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시장이 어느 정도 성장은 하겠지만 식품안전성의 문제로 시장 자체가 거대 시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마지막 트렌드는 ‘건강’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하고 있다. 바로 ‘기능성 원료’다.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비타민이나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는 기능적 요소를 강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식품에 대한 건강상 이점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여러 트렌드를 통해 나츠카 후지와라 씨는 익숙하지만 잊혀지고 있던 보리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물 중 하나로 꼽았다. 실제로 일본에선 찰보리가 다이어트와 건강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엄청난 소비량을 보였다. 그는 “보리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보리에 들어있는 베타글루칸 성분이 콜레스테롤 수치 감소 등에 영향을 미치는 데다 버섯과 같은 다른 작물보다 공급이 쉬워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승희 기자/s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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