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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티몬 빅데이터로 본 ‘2018 소비 트렌드’ 여행은 대만보다 베트남, 밥 대신 샐러드

  • 노승욱 기자
  • 입력 : 2017.11.27 11:27:24
‘여행은 대만보다 베트남’ ‘도시락은 밥 대신 샐러드와 냉동과일’ ‘놀이는 방탈출카페·VR룸 등 체험 위주로’ ‘반려동물은 어엿한 가족’.

최근 국내 소비 트렌드를 정리하면 이와 같을 듯하다. 17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이커머스 티몬이 2만개 이상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다. 티몬 측은 “최근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욜로’ 열풍이 불면서 가치와 체험을 우선시하는 선진국형 소비 패턴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먹방’ ‘집방’ 이어 ‘행방’

▷일본 부동의 1위…다낭 5위권 진입

최근 소유보다 가치, 체험에 돈을 쓰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가치·체험 소비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는 여행이다. 한국인의 여행 수요 증가 트렌드는 티몬 항공권 예약 현황에서도 한눈에 드러났다. 11월 첫째 주에 티몬에서 내년 1~2월 항공권을 구매한 고객은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1214%나 늘었다. 겨울방학과 휴가 기간을 이용해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급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티몬에서 항공권이 가장 많이 판매된 지역은 오사카(점유율 20.1%), 후쿠오카(10.1%), 도쿄(8.5%), 괌(5.1%), 다낭(5%)순으로 집계됐다. 1~3위를 일본이 독차지했다. 6위 오키나와(4.7%)까지 더하면 상위 10위 내 일본 도시가 4곳, 전체 판매 점유율은 43.4%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특히 오사카는 자유여행객 대상 현지 투어 상품권인 ‘티몬패스’도 베스트5 중 3개를 독식, 자유여행객의 성지임을 입증해 보였다. ‘오사카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매출 비중 15.3%, 판매 1위), ‘오사카 주유패스’(7.6%, 3위), ‘오사카 난카이 라피트 열차’(3.7%, 4위) 등이 잘 팔렸다. 이어 ‘홍콩 디즈니랜드’(7.8%, 2위), ‘대만 야경버스 투어’(3.6%, 5위)순이었다.

‘행방(여행방송)’의 힘은 강력했다. 2013년 ‘꽃보다 할배’ 덕분에 급증했던 대만 여행객은 이제 서서히 감소하고, 올해 방영된 베트남 다낭이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타이베이와 다낭 순위가 지난해 4위, 9위에서 올해는 8위, 5위로 역전됐다. 패키지도 베트남·캄보디아 연계 상품이 전체 판매의 8.3%를 기록, 지난해 4위에서 올해 1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지난해 1위, 8위였던 세부와 타이베이는 올해 각각 7.7%, 4%를 기록하며 2위, 10위로 밀려났다. 김학종 티몬 항공여행사업본부장은 “가족 여행객을 중심으로 리조트 시설이 완비된 휴양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다낭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데다 LCC(저비용항공사) 취항이 증가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자유여행과 패키지 부문에서 모두 10위권 내에 없었다. 사드 보복 사태로 인한 여행 기피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샐러드 도시락으로 다이어트

▷자취생 많은 2030 냉동과일 선호

다이어트와 웰빙 식습관 덕분에 ‘밥’보다 ‘샐러드’나 ‘냉동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샐러드 도시락.

다이어트와 웰빙 식습관 덕분에 ‘밥’보다 ‘샐러드’나 ‘냉동과일’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샐러드 도시락.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는 대한민국의 밥상을 바꿔놓고 있다. 집에서 차려먹는 가정식 대신 간단히 사 먹는 도시락이 인기다. 최근에는 다이어트와 웰빙 식습관 덕분에 ‘밥’보다는 ‘샐러드’나 ‘냉동과일’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도시락 카테고리 월평균 매출 증가율은 지난 2년간 162%로 늘었다. 그중에서도 샐러드 도시락은 361% 급증하며 전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냉동과일은 월평균 매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지난해 약 90%에 이어 올해도 10%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냉동과일 시장의 ‘큰손’은 자취생이 많은 2030세대다. 세대별 냉동과일 구매 점유율을 보니 30대가 40%(전년 대비 4%포인트 성장)로 가장 높았다. 이어 20대와 40대가 각각 25%로 동률을 이뤘지만, 20대는 3%포인트 상승세, 40대는 7%포인트 하락세인 점이 대비된다. 인위적으로 근육을 만드는 헬스 보충제와 셰이크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각각 2%씩 살짝 하락했다.

▶머리·몸 쓰는 체험형 콘텐츠 인기

▷방탈출·VR룸·낚시카페 15~80%↑

놀이도 직접 해보는 체험형 콘텐츠가 대세다. 두뇌를 풀가동해야 하는 방탈출카페와 감각적 체험이 가능한 VR룸, 낚시카페 이용권 판매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비 판매 증가율이 각각 15~80%에 달한다. 김순범 티몬 O2O 전략팀장은 “2030세대는 단순히 앉아서 노는 것보단 몸과 머리를 함께 쓰면서 움직이는 걸 선호한다. 방탈출카페는 요금이 한 시간에 1인당 2만원 이상으로 비싼 편인데도 인기 테마는 예약이 1개월 이상 밀릴 정도다. VR룸은 올 초 각종 규제 완화로 대중화 속도가 빨라졌다. 낚시카페도 도심에서 물고기를 낚는 ‘손맛’을 즐길 수 있어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펫팸족 1000만 시대

▷반려동물용품 매출 해마다 2배 급증

펫팸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용 장난감과 영양제, 미용 서비스, 애견카페 관련 매출이 113% 급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퍼피스쿨.

펫팸족이 늘면서 반려동물용 장난감과 영양제, 미용 서비스, 애견카페 관련 매출이 113% 급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퍼피스쿨.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 증가는 관련 상품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반려동물용 장난감과 영양제, 미용 서비스, 애견카페 관련 매출이 지난해보다 113% 급증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커지니 관련 상품 공급도 급증하는 추세다. 티몬 반려동물 카테고리 내 상품 가짓수는 2015년 6만8762개에서 지난해 14만3662개, 올해 29만3084개로 해마다 2배 이상 늘고 있다. 입점업체도 같은 기간 311개에서 523개, 867개로 늘었다.

제품의 ‘양’만 느는 게 아니다. ‘질’도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강아지 배변패드, 고양이 모래 등 반려동물 배변 PB상품에 이어 최근에는 ‘휴먼그레이드’ 제품까지 나왔다. 사람용 음식 제조 공장에서 사람이 먹는 식품을 사용해 만든 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펫팸족이 반려동물을 가족 취급하니 업체들도 그에 맞게 사람 취급을 하는 셈이다. 여기에 타우린과 비타민 등 반려동물에 필요한 영양소를 첨가, ‘사람보다 대접이 낫다’는 평가다. 고양이 무마취 미용 서비스도 등장했다. 고양이는 강아지와 달리 타인의 손길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마취 미용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마취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무마취 미용을 내건 것이다.

임석훈 티몬 리빙본부장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날 뿐 아니라 애정도 갈수록 깊어지면서 반려동물 용품의 종류와 범위가 매우 다양해지고 있다. 사료나 간식 성분을 꼼꼼히 챙기는 등 사료 선택 기준도 더 엄격해졌다. 이로 인해 반려동물 전용 PB상품이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고, 반려동물 미용과 수영장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설명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5호 (2017.11.29~12.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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