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文 정부 6개월 외교안보 靑이 주도".. '외교부 패싱' 목소리 커져

권지혜 조성은 기자 2017. 11. 2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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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6개월 외교안보 靑이 주도".. '외교부 패싱' 목소리 커져

"靑, 모든 것을 다 짊어져외교부에 정책 입안 능력키우는 공간 많이 줘야"정상외교 비중 커지면서외교 당국 역할 축소는세계적 추세라는 지적도외교부가 보이지 않는다.

그는 "청와대가 외교부에 정책 입안 능력을 키우는 등의 공간을 많이 줘야 한다"며 "하지만 청와대는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고 있다. 이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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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모든 것을 다 짊어져
외교부에 정책 입안 능력
키우는 공간 많이 줘야”

정상외교 비중 커지면서
외교 당국 역할 축소는
세계적 추세라는 지적도

외교부가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한·미동맹과 사드(THAAD), 북핵 문제 등 현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외교전이 벌어졌지만 정작 외교부의 존재감은 옅어지고 있다. 최근 정상외교 이슈가 많았던 탓에 외교부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적었다는 항변도 없지 않다. 하지만 전직 외교관들 사이에서조차 ‘외교부 패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26일 “새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 모든 외교안보 이슈를 주도한 것은 청와대였다”며 “외교부 패싱이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와대가 외교부에 정책 입안 능력을 키우는 등의 공간을 많이 줘야 한다”며 “하지만 청와대는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고 있다. 이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의 사드 합의 과정에서 나온 ‘3불(不)’ 입장 표명,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 아시아 전략인 ‘인도·태평양’ 구상을 둘러싼 소동을 외교부 패싱의 상징적인 사례로 꼽았다. 한·미 정상 만찬에 독도 새우가 올라온 것도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을 불필요하게 자극했을 뿐, 한·일 관계 회복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금 외교부는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노무현정부 시절에도 반기문·송민순 등 식견을 갖춘 장관들이 외교부 입장을 정책결정 과정에 투영해왔다”며 “하지만 지금 외교부는 정부 내부의 극단적 의견들을 제대로 거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조직 규모와 권한이 지나치게 커진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청와대 수석 참모의 계급이 높을수록 사실상 내각 역할을 하게 된다”며 “장관 위에 군림하거나 장관들의 자율성, 책임의식을 저하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정상외교의 비중이 커지면서 외교 당국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는 반론도 나온다. 외교부 동북아국장을 지낸 조세영 동서대 특임교수는 “기본적으로 정상외교가 과거보다 활발해졌다. 외교부보다 대통령 참모조직이 영향력도 세고 이슈를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일본에서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정책을 주도하면서 외무성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식의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6개월간 외교부가 뒷받침해 정상외교가 숨 가쁘게 돌아갔다”며 “상황적 변수를 무시하고 ‘외교부가 제 목소리를 내지 못 한다’ ‘존재감이 없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다만 최 부원장은 “강경화 장관이 국제기구에서 오래 근무했고 대중적 이미지도 갖췄는데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핵 문제 외에 강 장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 텐데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이런 논란과 무관하게 외교부 자체의 정책 역량 강화가 시급하다는 주문도 있다. 전직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외교부 정책기획관실은 외교관이 인사이동에 따라 들락날락하는 곳이 되면 안 된다”며 “정책 파트의 절반 정도는 교수나 박사급 인사를 데려다 적어도 4∼5년씩 연구하는 식으로 지속성을 확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정책기획관실을 외교전략기획관실로 개편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는 혁신 로드맵을 지난 9월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진전이 없는 상태다.

권지혜 조성은 기자 jhk@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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