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만 맡겨선 첨단인력 못구해".. 직접 육성 나선 기업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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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핀글로벌의 ‘아바타 프로그램’ 실습 장면. 사내 클라우드 엔지니어와 신입사원을 일대일로 매칭시켜 실무형 인재로 육성한다. 전체 사원 240명 중 70여 명이 이 과정을 통해 전문가로 거듭났다. 베스핀글로벌 제공 |
베스핀글로벌은 전체 직원 240명 중 이 제도로 클라우드 엔지니어 70여 명을 확보했다. 올해 말까지 30명을 더 교육할 예정이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클라우드 수요가 늘면서 당장 전문 엔지니어들을 현장에 투입해야 하는데, 국내 대학에서는 제대로 가르치는 곳이 거의 없다”고 했다.
‘인재 전쟁’으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았지만 국내 기업들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관련 핵심 인재 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고질적인 의대 쏠림 현상과 취업준비생들이 대기업에만 목을 매는 기형적 구조가 장기화하면서 첨단산업 분야 ‘구인난’이 심각해졌다. 결국 자체 육성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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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인재 확보 정책이 외부 영입보다 직접 양성으로 돌아서고 있는 배경이다. 일부 기업은 아예 대학들과 손잡고 실무 교육 위주의 산학협력 과정을 열고 있다. ‘정규교육 후 취업’이라는 일방적인 인재 조달 시스템이 ‘채용연계 사전교육’ 또는 ‘취업 후 사내교육’ 등 상시육성 체제로 진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LG CNS는 2014년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와 공동으로 ‘소프트웨어 공학’ 과정을 시작했다. 최근 이 과정을 마친 졸업생 2명이 처음 신입사원으로 들어왔다. 그중 한 명인 전태경 씨(29)는 “실습에서 교내 동아리 통합 관리 시스템을 제작하고 프로젝트 분석, 설계, 개발 등 전체 프로세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입사뿐만 아니라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 C&C는 서울대(50명)와 고려대(30명)에 각각 AI 관련 대학원 과목을 개설하고 ‘누구’ ‘에이브릴’ 등 SK그룹이 가진 AI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14주 과정의 절반이 실습이다. 삼성SDS는 내년 3월 성균관대에 ‘데이터사이언스 융합학과’를 60명 규모로 신설한다. 김태영 SK C&C 기업문화 부문장은 “AI를 비롯한 미래 기술 역량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채용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산학장학생 등 선제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 확보한 사내 인재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재교육 프로그램도 활성화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KT DS는 사내외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기술자의 개별 역량을 객관화해 우수 인재는 ‘IT 마이스터’로 따로 관리하고 있다. 연간 300∼500명의 직원이 역량진단을 받아 39명의 마이스터가 선발됐다. 이 회사는 IT 인재 역량 재설계에 대한 노하우를 인정받아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ITSQF’(IT산업 국가표준역량 체계)의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기업들은 인재 확보가 비교적 쉽지만 중소기업은 인재들이 기피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중소기업 연구개발(R&D) 과제에 대학생들을 참여시켜 인력 수급 불균형을 조정하고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신수정·김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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