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규제 혁신으로 '플랫폼 한국' 만들자
가속의 시대. 뉴욕타임즈 컬럼니스트 프리드먼이 썼다지만 실은 누구나 다 느낄만큼 속도가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 심지어 2007년을 원년으로 아이폰,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아이비엠 왓슨 사업이 동시에 시작됐다고 한다. 사업구상에 시간이 걸리니 21세기 시작과 함께 싹이 텄을지 모른다. 마치 20세기는 제조공장에 쓰는 산업용로봇 시대였다가, 최초 휴머노이드로봇 아시모, 장난감로봇 아이보, 진공청소로봇 룸바가 거의 비슷하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출시되면서 21세기 서비스 로봇 시대가 활짝 열렸듯이 시점이 흥미롭다. 작년 3월 초 우리나라에서 이세돌과 알파고 바둑 대결이 시작됐다. 그 때 필자는 유럽 어느 도시 사이를 차를 빌려 이동 중이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대부분 지구인들은 알파고가 시합에서 이긴 결과에 놀랐고 필자는 휴대폰과 세계지도 앱의 성능에 놀랐다. 차 안에서 노트북컴퓨터는 속도에서 맥을 못추는데 휴대폰은 원하는 결과를 바로 보여줬고 세계지도 앱은 유럽 작은 마을의 산속 샛길까지 안내하고 가까운 호텔을 안내했다. 전혀 다른 얘기 같지만 실은 구글이라는 단어가 공통이다. 구글 인공지능(AI)에 한국과 세계가 놀랐고 필자는 모바일세계에서의 강자 구글을 확연히 깨달은 순간이었다. 구글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한국인 모두에게 AI의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각인시킨 고마운 사건이었다.
AI.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단어다. 산업국가는 예외 없이 그 대응전략을 짜느라 분주하고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대응계획을 짜고 국회는 특위를 구성해 법제도 대응을 하고 있다. 필자는 대법관들과 의견을 나눈 적이 있는데 마찬가지로 노력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온 국민이 관심을 보이고 한마디씩 하고 있는 '전국민 관심사'라고 생각한다. 온 국민의 관심으로 우리나라 휴대폰이 세계를 주도하듯이 4차산업혁명에 대한 국민 관심사를 결집해 4차산업혁명 세계주도국으로 이끌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필자는 로봇이 전문분야여서 그런지 로봇이나 AI를 다룬 뉴스에 별로 놀라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미 알고 있고 뉴스와 실제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자주 놀라고 또 놀랄 준비가 되어있다. 가속의 시대에 흥미를 보이고 수용자세를 가져야만 한다. 다른 대안은 없어 보인다.
이번에 나온 '알파고 제로'는 바둑 전문가의 기보를 통째로 외운 이전과 달리 스스로 기보를 만든다. '자가훈련 증강학습'이라는 AI기법으로 3일만에 스스로 터득했다. 무엇보다 인간과는 다른 전략으로 학습한다는 점이 가장 충격으로 와닿는다. 필자는 이제 더 이상 AI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AI 진료 또한 흥미로운 이야기다. 여섯 명의 의료진과 또 한 명의 AI 의사가 환자 주위에 모여 쌍방향 대화를 통해 진료를 한다. 환자가 대접받고 있다는 안정감을 느끼는 또 다른 AI진료서비스 시대가 열렸다. 현재는 아이비엠 왓슨이지만 여러 기업으로 확대될 것 같다. AI 진료서비스를 판매하면서 동시에 생생한 환자 데이터를 그대로 축적해 성능은 더욱 강해진다. 이른바 '플랫폼 비즈니스'. 글로벌 시가 세계 5대기업인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등 예외없이 소비자 구매로 수익을 올리고 저절로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 먼저 시작한 자가 다 갖는다는 명제를 생각하면 이미 시간을 놓치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로봇세'처럼 정보소득세를 매겨야 한다는 한가한 생각도 든다.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민관협력, 주체와 혜택의 사람중심, 규제혁신을 통한 혁신성장 등이 주요 추진전략이다. 여러 활동 중에 민간과 기업이 큰 장애 없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주도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이 되는 규제혁신과 제도정비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전 국민 관심사를 동력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플랫폼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한 기본 자세는 간단하다. 급변하는 환경에 흥미를 보이고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미래 비판보다는 적극적인 수용이 개인과 국가 발전의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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