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하와 추모 가득했던 '청룡영화상', 옥에 티는 있었다

권진경 2017. 11. 26.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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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청룡영화상 이모저모.. 수상결과는 대체로 무난

[오마이뉴스 권진경 기자]

 지난 25일 열린 38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
ⓒ SBS
대종상에 이어 청룡영화상의 선택은 <택시운전사>(2017)였다. 

지난 25일에 열린 38회 청룡영화상은 지난 8월 개봉한 <택시운전사>(2017)가 최우수작품상, 남우주연상(송강호), 한국영화최다관객상, 음악상(조영욱)을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에 비해 <택시운전사>와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었던 황동혁 감독의 <남한산성>(2017)은 각본상,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2017)은 청정원인기스타상(설경구), 촬영조명상(조형래, 박정우)를 수상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로써 송강호는 2007년 열린 제28회 청룡영화상, 2014년 제35회 청룡영화상에 이어 청룡에서만 3번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주인공이 되었다. 1997년 열린 제18회 청룡영화상에서 <넘버3>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까지 합하면 청룡에서 네 번째 트로피를 받아가는 셈이다.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영화 개봉 전에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오신 분들이 위로 받았으면 좋겠다는 시건방진 생각을 했었다"라고 운을 떼면서 "<택시운전사>가 올해 정치, 역사를 뒤로 하고 우리 가슴 속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을 미안한 마음을 영화에 담고 싶었다"라고 관객들과 동료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여우주연상은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가 수상했다. 나문희는 지난 9일 열린 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영평상)에서도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 10월 열린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최고령 여우주연상 영예도 안았다. 올해에만 3개의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한 셈.
 지난 25일 열린 38회 청룡영화상 한 장면
ⓒ SBS
고인에 대한 추모

가장 눈길을 끄는 수상자는 <범죄도시>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진선규였다. <택시운전사> 유해진, <불한당> 김희원, <더 킹> 배성우, <해빙> 김대명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친 그는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는지 감격의 눈물을 쏟으며 가족과 동료, 관계자들에 대한 솔직한 소감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배우는 오늘도>의 문소리, <꿈의 제인>의 조현훈 등 박빙으로 예상된 신인감독상은 <연애담>(2016)의 이현주 감독에게 돌아갔다. <연애담>의 주인공 이상희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 이현주 감독은 독립영화로 분류되는 <연애담>이 극장에 걸릴 수 있게 도와준 배급사 인디플러그, 독립영화 전용관을 언급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올해를 빛낸 영화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청룡영화상은 2017년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영화인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시간도 잊지 않았다. 지난 10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고 김주혁에 대해 그와 남다른 우정을 쌓았던 차태현은 단상에 올라 김주혁 외에도 올해 세상을 떠난 김지영, 윤소정, 김영애 배우들을 언급하며 지상의 별에서 하늘의 별이 된 이들을 추모했다. 

특히, 고 김주혁과 2002년 <YMCA 야구단>으로 열연한 바 있는 사회자 김혜수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우리에게 소중한 분을 떠나보내는 게 쉽지 않다. 진심으로 네 분의 평안을 기원하겠다"는 멘트를 남겨 관객들의 가슴을 더욱 미어지게 했다. 

<택시운전사>의 4관왕으로 막을 내린 제38회 청룡영화상의 수상결과는 대체적으로 무난 했다는 평이다.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 오른 <불한당>을 응원하기 위해 방청한 불한당원들의 응원도 청룡의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스태프 부문 시상에 앞서 <초록물고기>(1997) 스태프 활동 경력을 언급하며, 완성도 있는 영화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영화 스태프들에게 감사를 표한 정진영의 멘트도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에도 불구하고 실외 레드카펫 행사를 고수해 취재진들이 레드카펫 촬영을 보이콧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레드 카펫은 실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변경되었지만, 매체들의 보이콧으로 그 어느 때보다 레드카펫은 썰렁했다. 이 지점은 청룡의 뼈아픈 옥의 티로 남을 전망이다. 

한편 지난 25일 열린 제38회 청룡영화상 수상결과는 다음과 같다. 

최우수 작품상 / <택시운전사>
감독상 / 김현석 감독 <아이 캔 스피크>
남우주연상 / 송강호 <택시운전사>
여우주연상 / 나문희 <아이 캔 스피크>
남우조연상 / 진선규 <범죄도시> 
여우조연상 / 김소진 <더 킹> 
신인남우상 / 도경수 <형>
신인여우상 / 최희서 <박열>
신인감독상 / 이현주 감독 <연애담>
촬영조명상 / 조형래, 박정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각본상 / 황동혁 감독 <남한산성>
음악상 / 조영욱 <택시운전사>
미술상 / 이후경 <군함도>
편집상 / 신민경 <더 킹>
기술상 / 권기덕 <악녀> 스턴트
청정원 단편영화상 / 곽은미 감독 <대자보>
청정원 인기스타상 / 나문희, 설경구, 조인성, 김수안
최다관객상 /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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