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먹고 싶은 것도 질환..'음식 중독' 주의하세요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2017. 11. 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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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식생활

겨울만 되면 넘치는 식욕 때문에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 많다. 전문가들은 배가 충분히 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간식거리를 먹거나 먹고 싶은 음식이 떠오른다면, 음식 중독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음식 중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코올 중독이나 니코틴 중독, 도박 중독처럼 ‘음식’에 중독되는 현상을 말한다. 배가 부를 때까지 음식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먹고 싶은 욕구가 일고 음식에 대한 탐닉이 커져 과한 양을 섭취하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달거나 짜고 기름진 음식은 뇌에 존재하는 쾌감 중추를 자극한다.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행복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고려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김선미 교수는 “다이어트, 직장생활, 인간관계 등으로 인해 과도한 스트레스나 불안감, 초조함을 겪게 되면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농도가 낮아지는데 이를 높이기 위해 고지방, 고열량, 고염분의 음식을 찾게 된다”면서 “이런 효과는 매우 일시적인 것으로 금세 다시금 우울해져 또 다른 폭식을 부르게 되고 비만이나 섭식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받을 때 고열량 식품 먹는다면 의심

음식 중에서는 탄수화물에 중독되기가 쉽다. 탄수화물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세로토닌의 분비를 지나치게 촉진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우리 몸은 그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탄수화물을 더 찾게 된다. 따라서 밥보다 빵을 자주 먹고, 수시로 초콜릿을 먹고, 자기 전 야식을 빼놓지 않는다면 탄수화물에 중독된 것이 아닌지를 의심해봐야 한다.

탄수화물에 중독되기 쉬워

전문가들은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우선 흰 쌀밥보다 잡곡밥·현미밥을 먹는 게 도움이 된다. 흰 쌀은 정제 탄수화물, 잡곡과 현미는 정제되지 않은 거친 탄수화물이다. 잡곡과 통곡류가 섞인 밥을 먹고, 빵을 먹을 때도 통밀빵 등을 고르는 것이 좋다. 배고픔이 느껴지면 신맛의 과일을 먹거나 양치질을 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과일, 단백질이 많은 달걀과 견과류를 먹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단순히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자신의 의지가 박약해서가 아니라 의학적인 문제라는 것을 일차적으로 인식하고 심할 때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술이나 약물 중독과 같이 의사의 상담이 필요하며 눈 앞의 유혹을 이기는 행동치료가 필요하다. 식단 일기를 쓰며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선미 교수는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서서히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정제된 설탕이나 탄수화물,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기보다 과일이나 채소, 닭 가슴살, 두부, 생선 등 양질의 섬유소와 단백질을 섭취하고 세로토닌의 활동을 유도하면서 먹는 양은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배고픔 느껴질 땐 신맛 과일 먹어야

특히 지나친 다이어트 강박으로 인해 폭식 이후 구토를 하거나 과도한 운동을 해야 마음이 놓이는 경우라면 음식 중독 치료가 필요하다. 음식 중독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체중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렵고 반복적인 다이어트와 약물 복용 등으로 인해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중독 치료는 올바른 식사습관을 들이고 체중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나 감정적 힘겨움을 음식 섭취로 해소하려는 습관을 바꿔야 한다. 음식으로 얻을 수 있는 감정적 보상에는 한계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음식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

- 음식을 먹을 때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을 남기지 않고 먹는다.

- 배가 부른데도 계속 음식을 먹고 있다.

- 가끔 먹는 음식의 양을 줄여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할 때가 있다.

-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과식 때문에 피로감을 느끼면서 보낸다.

-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혹은 자주 먹느라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느낀다.

- 음식을 일부러 끊거나 줄였을 때 금단증상(불안, 짜증, 우울감 등)이 나타난다.

- 불안, 짜증, 우울감이나 두통 같은 신체 증상 때문에 음식을 찾는다.

- 특정 음식을 일부러 끊거나 줄였을 때 그 음식을 먹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경험한 적이 있다.

※위 항목에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음식 중독 의심

출처 : 세계보건기구(WHO)

탄수화물 중독 자가진단 테스트

- 아침에 밥보다 빵을 주로 먹는다.

- 오후 3~4시쯤이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배고픔을 느낀다.

- 밥을 먹는 게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 주위에 항상 초콜릿이나 과자 같은 간식이 있다.

- 방금 밥을 먹었는데도 허기가 가시지 않는다.

- 잠들기 전에 야식을 먹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

- 식이요법을 3일 이상 해본 적이 있다.

- 단 음식은 상상만 해도 먹고 싶어진다.

- 배가 부르고 속이 더부룩해도 자꾸만 먹게 된다.

- 음식을 방금 먹은 후에도 만족스럽지 않다.

※위 항목에서 3개 항목에 해당되면 ‘주의’ 단계로,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4~6개 항목에 해당되면 ‘위험’ 단계로 이미 적정량 이상의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7개가 넘어간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생활습관을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먹방’이 음식중독 유발?

‘먹방(음식을 주제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나 SNS상에서 음식 사진만 자주 봐도 비만을 유발하고, 지속적인 뇌 자극으로 중독을 유발할 수 있다. 영상이나 음식 사진을 계속 보면 위(胃)에서 나오는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이 과다 분출된다. 그렐린에 반응하는 뇌 궁상핵 부위가 자극돼 계속 허기짐이 생기고, 이 상태에서 음식을 먹으면 과식하게 된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서유헌 원장은 “음식 사진이나, 먹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게 되면 식욕을 촉진하는 뇌 부위가 자극되고 활성화되면서 결국엔 먹어야만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유발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옥스포드대학 연구진이 ‘두뇌와 인지’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방송에 등장하는 음식이 두뇌를 자극해 보는 것만으로도 비만을 증폭시킨다. 음식 사진이나 영상을 계속 보면 뇌 시상하부가 자극돼 음식 사진이나 영상을 보지 않으면 불안해지는 약물 중독이나 알코올 중독 같은 상태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음식 사진이나 영상이 욕망의 대상이 된다고 해 ‘푸드 포르노’라고 부르고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해국 교수는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에 반응하는 뇌 궁상핵 부위가 중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뇌 시상하부와 보상회로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중독 발생 위험이 있다”면서 “자신도 모르게 먹방을 멍하니 볼 땐 방송 시청을 중단하고, 방송이나 음식 사진을 일부러 찾아서 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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