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20년뒤 강남처럼 될 지역

고성민 기자 입력 2017. 11. 2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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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레슨] 빠숑이 말하는 20년 후 강남이 될 지역은?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 /고성민 기자

“잔 파고(波高)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20년 뒤에 강남처럼 뜰 곳을 찾으세요.”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45·필명 빠숑)은 조선일보 땅집고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김 소장은 “개발 초기부터 양질의 일자리를 갖추도록 계획된 서울 강남 부동산은 오를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다”며 “정부 정책에 조급해하지 말고 20년 후 강남처럼 뜰 지역을 찾으라”고 했다. 김 소장은 부동산 팟캐스트 방송 1위 ‘부동산 클라우드’ 진행자로, 운영하는 블로그 이웃만 5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선 유명 인사다. 그는 최근 출간한 ‘서울 부동산의 미래’를 통해 향후 서울에서 집값이 오를 만한 지역을 찾아냈다.

-빠숑이란 필명은 무슨 뜻이죠.

“디자이너 앙드레김 선생님이 패션(fashion)을 빠숑이라고 발음했어요. 어릴 때부터 앙드레김 선생님의 우아하고 교양있는 손짓과 말투, 행동들을 좋아했어요. 패션이라는 분야가 그렇듯, 새로운 스타일과 트렌드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자는 뜻이에요. 또 패션은 열정(passion)이라는 단어와도 발음이 같아서 좋아요.”

-한국갤럽에서 오래 근무했는데.

“대학 졸업 후 1997년 롯데백화점에서 판매 주임으로, LG유통(현 GS리테일) 마케팅팀에서 일했어요. 두 곳에서 4년 정도 일하다가 20대 후반 한국갤럽으로 이직했죠. 당시엔 갤럽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16년 동안 갤럽에서 일했고, 올해 6월 더리서치그룹이 창업하면서 같이 나왔어요.”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요.

“갤럽에서 주로 부동산 분야를 맡았죠. 클라이언트 대부분이 건설사였어요.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 적정 분양가가 얼마인지 갤럽에 의뢰해요. 예를 들어 현대건설이 2005년 경기도 김포에서 2600여가구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3.3㎡(1평)당 800만원에 분양해도 될지 의뢰했어요. 워낙 오랫동안 은행이자를 내면서 준비했던 사업이어서 800만원은 받아야 본전이었거든요. 그런데 당시 김포는 3.3㎡당 700만원에도 분양이 힘든 시장이었는데, 저희가 조사해보니 900만원에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유는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처음 나왔을 때였고, 대단지 프리미엄이 있었기 때문이죠. 결국 현대건설은 900만원에 분양해 완판했습니다.

업무적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부동산에 관심이 많았어요. 대학 전공이 신문방송학, 부전공이 사학이었어요. 역사 문화유적지 답사(踏査)를 좋아하고, 아내도 관광학과를 나와서 고궁과 지방 유적지로 데이트를 많이 다녔죠. 지방에 세컨드 하우스를 두고 나중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채씩 사기 시작했는데, 어느 지역은 집값이 오르고 어느 지역은 안 오르는 게 신기했어요. 왜 안 오르는지 공부하다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시작했어요. 전세끼고 한 채당 500만~1000만원씩을 들여 하나씩 사다 보니, 꽤 많은 아파트를 사게 됐죠.”

-지금도 보유하고 있나요.

“많이 팔았고, 예전만큼 많지는 않아요. 대신 이전보다 가격이 높은 매물 위주로 투자합니다. 2012년까지는 지방에 주로 투자했는데, 이후 서울·수도권으로 올라왔어요. 당시 지방은 많이 올랐다고 생각했고, 서울과 수도권은 바닥이라고 봤어요. 실제로 2013년 이후 서울·수도권 집값이 많이 올랐죠.”

-책 이름이 ‘서울 부동산의 미래’다. 왜 서울 부동산에 주목해야 하나.

“지방에서 집값이 오른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를 비교하면, 일자리가 가장 큰 이유였어요. 예를 들어 삼성전자 LCD 공장이 있는 충남 천안, SK하이닉스 공장이 들어선 충북 청주 집값은 많이 올랐어요. 반대로 일자리가 없고 문화재만 있는 충남 공주나 부여는 덜 올랐어요. 결국 일자리가 가장 중요한 거죠. 지역주민들만 모여 사는 곳은 외지에서 수요가 들어올 일이 없어서 가격 변동이 없습니다. 일자리가 많아야 사람이 모이고, 집값도 오릅니다.

서울은 일자리가 많으니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죠. 어느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일자리가 많아요.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양질의 일자리가 150만개나 됩니다. 협력업체 미팅이 주로 강남에서 이뤄지죠. 매일 400만~500만명이 강남에 모이는 셈이죠. 부산 인구와 대구 인구를 합해야 500만명입니다. 그만한 인구가 매일 강남으로 오기 때문에 강남 부동산은 비싸고, 가격이 빠질 수 없는 겁니다.”

-그럼, 서울에선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서울시가 지난 5월 내놓은 생활권 계획을 꼼꼼하게 살펴보세요. 3도심(한양도성, 강남, 영등포·여의도)과 7광역중심(용산, 청량리·왕십리, 창동·상계, 상암·수색, 마곡, 가산·대림, 잠실) 12지역중심(동대문, 성수, 망우, 미아, 연신내·불광, 신촌, 마포·공덕, 목동, 봉천, 사당·이수, 수서·문정, 천호·길동), 53지구중심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도심은 이미 일자리가 많은 지역이고 광역중심은 일자리가 늘어날 지역입니다. 지역중심은 도심이나 광역중심의 배후 주거지로 적합한 곳이죠.

도심은 땅 한평이 됐든, 작은 지분이 됐든 무조건 소유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대가 높아 들어갈 수 없다면 향후 일자리가 늘어날 광역중심에서 어떤 부동산이든 소유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일자리가 느는 지역이 아니라면 도심이나 광역중심으로 가는 교통망이 좋은 곳, 교통마저 불편하다면 상품 경쟁력이 있는 곳을 골라야 합니다. 새 아파트라든지요.”

각종 개발 계획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 용산 일대. /알에이치코리아 제공

-20년 뒤 강남처럼 될 수 있는 지역을 꼽아보면.

“일자리에 주목해야 합니다. 용산은 유엔사 부지, 수송부 부지, 캠프킴 부지 3개의 개발계획만으로도 가치가 엄청나게 상승할 겁니다. 용산역에서 서울역으로 이어지는 특별관리구역은 강남구 테헤란로에 버금가는 업무시설군이 들어올 수 있는 입지죠. 강서구 마곡지구는 서울 전체를 통틀어서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는 지역입니다. 쟁쟁한 대기업들의 입주는 주변 주거 수요를 높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암·수색도 앞으로 20년 동안 계속 발전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상암DMC는 미디어·통신 특화 산업단지로 개발되고 있고, 아직 개발될 부지와 입주할 기업이 더 많습니다. 특히 수색뉴타운은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3.3㎡당 2000만원 이하로 분양하는 희소한 곳이죠. 창동역세권개발과 상계주공아파트 재건축이 진행되는 창동·상계, 디지털밸리가 있으면서 신안산선·서부간선도로 지하화·구로차량기지 이전 등의 겹호재가 있는 가산·대림도 주목합니다.”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거래가 얼어붙었는데 최근 시장을 어떻게 보나.

“여태 나온 정책은 공급 대책이 없어요. 부동산 정책이라기보다 금융 정책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억제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다시 오를 것으로 봅니다. 사실 서울 집값을 잡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강남을 분산시키고, 서울을 분산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정책에는 이런 대책이 없었죠. 이런 구조에서는 서울이 무조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은 물리적으로 추가 공급이 어렵죠.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향후 20년을 내다봐야 합니다. 좋게 발전할 지역들을 추려서 앞으로 20년 안에 들어가면 됩니다. 1000만~2000만원 비싸게 주더라도 지금 사서 20년 뒤 2배 이상으로 오를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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