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넘어 '자율비행' 시대 열린다
번개 피하고 지형지물 파악해 착륙하는 무인 비행기도
두바이에선 2인용 자율비행택시 도심 위 날아
우버도 NASA와 손잡고 하늘 나는 택시 개발 착수
도로 위의 자율주행을 넘어 하늘에서의 ‘자율비행’ 시대가 다가왔다. 두바이에서는 도심 위를 나는 무인 비행택시 시운전이 성공했고, 미국항공우주국(NASA)까지 자율비행택시 개발에 나섰다.
특히 글로벌 항공기 생산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 보잉과 프랑스 에어버스가 여객기 조종석에 조종사가 앉지 않고 운항할 수 있는 자율비행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지난주 중국 쉔젠에 자율비행 기술개발을 위한 이노베이션센터를 설립하기로 중국 정부와 합의했다. 폴 에레멘코 에어버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여객기에 한 명의 조종사만 배치할 수 있는 기술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조종사 없이 여객기를 운항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향후 늘어나는 여객기 수요에 비해 조종사가 부족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전략이다.
보잉 역시 지난 7월 연간 보고서를 통해 같은 방향성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36년까지 전 세계 여객 및 화물 항공사들이 구매할 항공기의 수는 4만 1000대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현재처럼 여객기 1대에 2명 이상의 조종사를 배치하려면 20년 후에는 63만 7000명의 조종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육성된 여객기를 조정할 수 있는 파일럿은 20만명에 지나지 않는다. 보잉은 조종사 없는 여객기 운항 테스트를 내년에 진행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의 시험운행처럼 일단 승객없이 조종사가 탑승한 채로 진행된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보고서에 따르면 조종사 없이 여객기를 운항한다면 항공여객 산업은 연간 350억 달러(약 38조1000억원)를 절감할 수 있다. 운항회사는 물론 탑승자들이 내는 항공권값이 내려갈 여지도 생긴다. 보잉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자율비행 여객기가 도입되면 항공료가 현재보다 11% 떨어질 전망이다.
영국 방위산업체인 BAE시스템스 역시 자율비행 여객기를 개발하고 있다. 16인승 소형 항공기인 제트스트림31 기종을 활용하고 있다. 정교한 적외선 카메라가 탑재돼 있으며, 항공기 하단에는 자율착륙시스템용 카메라 8대가 설치됐다. 이 카메라들을 활용해 착륙할 지점뿐 아니라 기상 조건을 분석한다.
두바이에서는 자율비행택시의 상용화를 위한 도심 시운전까지 실시됐다, 지난달 두바이 시내 거주지역인 주메이라비치 레지던스에서 2인용 자율비행택시가 날아올랐다. 독일 볼로콥터사가 개발한 드론형 비행체로 40분 충전에 약 30분을 운행할 수 있으며 평균 속도는 시속 50㎞다. 18개의 프로펠러가 달렸으며 전체 지름은 7m다. 두바이 도로교통청은 “두바이가 세계에서 가장 처음 자율비행택시를 상용화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서비스 시작 시점을 정하진 않았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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