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깊은뉴스]1년에 30배 폭등..화폐인가 투기인가

2017. 11. 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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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비트코인'으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걸 제때 팔지 못해 큰 손해를 봤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비트코인 같은 이른바 가상 화폐는 만질 수도 볼 수도 없습니다.

컴퓨터나 USB에 들어 있다는 이 신기루 같은 화폐, 그 두 얼굴을 박준회 기자가 더 깊은 뉴스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년 전, 한 익명의 개발자가 인터넷에 공개하며 시작된 비트코인.

당시엔 피자 2판을 사려면 비트코인 만개가 필요했습니다.

1 비트코인의 가치가 단돈 2원에 불과한 셈인데요.

하지만, 폭등을 거듭한 비트코인의 가치는 현재 초기 가치의 무려 450만 배인 9백만원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특히, 최근 한 달 동안 비트코인의 가치는 2백만 원이나 급등했습니다.

대박 신화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올 초 비트코인 천만원 어치를 산 자영업자 박승규 씨는 열달만에 3억 원을 벌었습니다.

[박승규 / 가상화폐 투자자]
"새벽 4시까지 공부하고, 공부하고. 그렇게 해서 하나하나 알아갈수록 이거는 좀 앞이, 미래가 좋아 보였어요. 굉장히."

[박준회 기자 / AR]
"가상 화폐에 적용된 블록체인은 모든 사용자들이 각자의 컴퓨터를 통해 거래내역을 만들고, 관리하는 기술입니다.

거래 정보가 사용자에게 분산되고 빠르면 10분 마다 정보가 갱신됩니다.

사용자 모두가 서로의 거래 장부를 갖고 감시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해킹이나 조작으로부터 안전합니다.

그래서 은행이 없어도 네트워크상에서 돈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가상 화폐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고성능 컴퓨터로 복잡한 계산 문제를 풀어서 가상 화폐를 만드는 일명 '채굴'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일반인이 하기에는 너무 힘든 작업이라, 전문적인 채굴업체들이 등장했습니다.

한 채굴업체는 천대의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해. 1년에 약 10억 원을 벌어들입니다.

[신명복 / 가상화폐 채굴업체 대표]
"변동폭은 많이 심한데, 연간 20% 혹은 그 이상 정도? 그정도의 (투자금 대비) 수익률을 내고 있죠."

채굴 전용 컴퓨터 부품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용산전자상가 업자]
"전용으로 나온 그래픽카드들이 있어요. 그래픽 카드 총판을 가서 물어봐야 해요."

그러나 비트코인의 경우 채굴량이 한정돼있고 이미 80% 가까이 채굴돼 언젠가는 채굴이 끝나게 됩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나?]

이 가상화폐는 현금처럼 쓸 수 있을까?

[박준회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상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상점을 보여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제가 있는 이 식당도 그중 한 곳인데요.
식사를 한 뒤 가상화폐로 결제해보겠습니다."

가상화폐 앱을 QR 코드로 스캔하면 손쉽게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김용구 / 가상화폐 사용 식당 운영자]
"사촌형의 추천을 받아서 하게 됐어요. 앞으로 가치가 오를 거니까 음식값 대신 받아도…"

가상 화폐로 독감 주사를 맞을 수 있고, 현금으로 인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사용처로 등록된 곳은 전국에 고작 120여 곳.

더구나 영업을 안 하는 곳도 많아 실제 결재수단으로서의 역할을 아직 미미합니다. 

[통화안내음]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

[불안한 거래소]

가상 화폐 거래를 중개하는 거래소도 아직은 불안합니다.

거래 중단 사태도 종종 벌어집니다.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서버가 2시간 정도 마비돼 수천 명이 피해를 봤습니다.

[박용구 / 빗썸 피해자 모임 대표]
"저한테 정보를 주신 분들 중에서는 (피해액이) 몇십 억 대도 계시고요, 적게는 몇만 원 대에서 피해 금액은 다양하고요."

거래소의 서버도 해킹에 취약합니다.

빗썸은 석달 전 해킹을 당해 고객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해외에서는 해킹으로 가상 화폐를 훔쳐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가상화폐가 통신판매업?]

가상 화폐 거래업체는 누구든 등록만 하면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

업종은 일반 인터넷 쇼핑몰처럼 단순 통신판매업으로 돼있습니다.

빗썸의 하루 거래량은 이미 코스닥 일일 거래량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방치하고 있습니다.

[오정근 /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거래소가 안정이 돼야 합니다. 거래소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제고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 제도 구축이 필요하고요."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가상화폐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습니다.

[오태민 / 크립토 비트코인 연구소장]
"인터넷보다 훨씬 큰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IBM은 전사적으로 블록체인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경쟁적으로 상품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미래의 화폐로 각광받고 있는 가상화폐, 철저한 관리와 공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채널A 뉴스 박준회입니다.

박준회 기자 jun@donga.com
연출: 송민
글 구성: 전다정 장윤경
그래픽: 박진수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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