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의 양갈래..'두산형'인가, 'KIA형'인가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입력 2017. 11. 24. 09:52 수정 2017. 11. 2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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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뒤 기뻐하는 두산 선수들(위)과 KIA 선수들(아래). 이석우 기자

올 겨울 프로야구판에 ‘리빌딩 바람’이 거세다.

특히 리빌딩을 외치는 LG와 한화의 목소리가 크다. 두 팀은 내부 전력 가운데서도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내년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리빌딩’이라는 같은 목표를 뒀지만 서로 다른 경로로 접근하고 있다.

LG는 궁극적으로는 두산의 길을 좇고 있다. 두산은 젊은 야수들이 두꺼운 층을 이루고 있는 팀이다. 오래 전부터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려도 외부 야수 영입에는 거의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2014년 내부 FA이던 이종욱·손시헌을 NC로 내보내고도 흔들림이 거의 없었을 만큼 강한 자생력을 보였다.

이는 LG가 꿈 꾸는 모습이다. LG는 젊은 야수들을 중심으로 풍부한 1군 자원을 만들기 위해 몇 해 전부터 애를 써왔다. 그러나 진행 속도가 더디다. 베테랑 선수들을 희생시키며 투자했던 내부 자원이 벤치와 구단의 기대 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LG가 안고 있는 딜레마다. 하지만 양상문 단장-류중일 감독 체제로 바뀐 뒤로도 주저하지 않고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이어가고 있다. 베테랑 정성훈을 방출하고, 2차 드래프트에서 손주인·이병규(7번) 등 고참급 선수를 보호선수에서 제외하는 파격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LG는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 무엇보다도 두산이 지속적인 리빌딩을 해온 동력이 ‘성적’에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두산은 최근 14년 중 단 3시즌만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두산 또한 베테랑과 작별할 때면 팬들의 원성을 들었지만, 결국에는 팀 성적으로 그 마음을 달래며 또 다른 팬심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LG 역시 팀 성적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한화는 KIA가 최근 3년간 걸어온 이력을 따르려고 한다. 리빌딩을 화두로 던져놓았지만, LG처럼 베테랑을 정리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지는 않다.

KIA는 김기태 감독 첫 해인 2015년부터 탈바꿈을 시작했다. 그러나 LG와 달리 베테랑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그 사이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을 끌어올리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해를 7위로 마친 KIA는 이듬해인 2016년에도 같은 패턴으로 정규시즌을 치르며 5위 와일드카드를 따냈다. 이어 전력이 무르익은 2017년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가 당시 최대어인 강타자 최형우 영입에 성공한다. KIA는 3년의 준비과정을 통해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첫 시즌인 내년과 이듬해까지는 FA 시장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후 3년째에 FA 시장에서 필요 전력을 영입해 우승 도전에 나서겠다고 했다. KIA가 ‘롤모델’인 셈이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리빌딩을 향한 두 팀의 ‘게임’이 시작됐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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