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리본 금지' 교육부 박람회장에 대형 노란 리본

윤근혁 2017. 11. 2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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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혁신교육관 중심' 교육부 미래교육박람회, 학생 500명이 만든 리본 전시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교육부가 연 미래교육박람회장에 전시된 대형 노란 리본.
ⓒ 윤근혁
'세월호 리본' 금지 조처를 내렸던 교육부가 자신들이 주최한 박람회장에 학생들이 만든 대형 '노란리본'을 설치했다. 행사장 중앙엔 '혁신학교와 학교 민주주의를 알리기 위한 혁신교육관'이 자리를 차지하도록 했다. 참석자들은 "몇 개월 사이에 딴 교육 세상이 된 느낌"이라고 평했다.

박람회장 중앙 차지한 '혁신교육관'...딴 교육 세상?

23일 오후, 2017 대한민국 미래교육박람회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혁신을 위한 상상력, 교육의 미래를 열다'란 기치를 건 이 행사는 교육부가 주최하는 최대 규모 박람회다.

이날 오후 3시쯤 박람회장에 들어서니 중앙에 '미래를 여는 혁신교육관'이란 글귀가 커다랗게 적힌 현수막이 보였다. 미래 교실관, 자유학기마을, 진로교육관, 평생직업교육관 등 나머지 17개 주제관은 혁신교육관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모양새다.

 교육부 박람회장 중앙을 차지한 혁신교육관.
ⓒ 윤근혁
지난해까지 교육부 박람회에는 혁신교육관이 없었다. 혁신교육관에는 교육과정-수업-평가, 학교민주주의, 학생자치, 학부모참여활동, 마을과 함께하는 교육 등 8개 부스가 설치됐다. 14개 교육청과 이들 교육청 소속 26개교가 힘을 보태 만든 것이다.

이 부스 가운데 충북 옥천여중이 운영하는 '학교민주주의' 부스엔 학생 키 두 배 크기의 세월호 리본 모형이 걸렸다.

자세히 보려고 다가가보니 이 리본은 이 학교 학생 500여 명이 각자 글귀를 적은 색종이(포스트잇)를 모아서 붙인 것이었다. 이 학교 학생회 소속 한 학생은 "지난 4월에 학교 현관 거울에 걸었던 것을 떼어갖고 왔다"면서 "교육부 박람회에 갖고 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리본을 만든 포스트잇 글귀는 다음과 같았다.

"저는 그날을 기억할 게요.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고 느꼈다."
"매일 매일 잊지 않겠습니다."
"정말 부모님한테 효도도 많이 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23일, 옥천여중 학생들이 세월호 리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윤근혁
앞서 지난 2014년 9월, 교육부는 '학교 내 노란 리본 착용 금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보낸 바 있다. 이 공문에서 교육부는 노란 리본 금지 이유에 대해 "교육활동과 무관하고 정치적 활동으로 오해 소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로부터 3년이 흐른 뒤 새 정부가 들어서고 김상곤 교육부장관이 취임했다. 그리고 교육부 박람회에 세월호 리본이 전시된 것이다.

혁신교육관 입구에는 '고교무상교육 실현', '공정성 제고', '교육민주주의 회복'이란 정사각형 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교육 민주주의 회복 및 교육자치 강화'라는 내용의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가 적힌 현수막도 보였다. 한쪽에서는 학교협동조합 '뚝딱뚝딱 상담소'도 운영되고 있었다.

학생자치 부스에서는 '학생자치는 ○○이다'란 제목의 '나도 한마디' 참여행사도 진행됐다. 학생들은 다음처럼 적었다.

"학생 자치는 '호흡'이다. 학교 교육의 생명이니까."
"학생 자치는 '함께'다. 모두가 만들어가는 거니까."
"학생 자치는 '행복'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교육부 "세월호 리본 전시 자연스런 일"

교육부 학교정책과의 심민철 과장은 "혁신교육관을 중앙에 놓은 것은 혁신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미래교육이나 진로교육, 교육복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면서 "학교민주주의 부스에 학생들 스스로 만든 세월호 리본을 전시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런 것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허영주 혁신교육관 운영 실무책임자(서울시교육청 장학사)도 "지난 정부에서 연 행복교육박람회와 올해 박람회는 판이 확 달라진 것"이라면서 "비록 짧은 행사기간이지만 혁신교육의 주제별 부스를 통해 혁신학교와 혁신교육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해 13번째로 열린 이 박람회는 지난해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집에 나온 글자대로 '행복교육' 박람회란 이름을 내걸고 진행되어 왔다. 그러던 것이 올해 미래교육박람회로 이름을 바꿨다. 주관한 곳은 서울시교육청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다. 오는 25일까지 열리는 박람회 참여 예상인원은 20만여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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