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규모 3.1 지진에 발전소 '비상'..산자부, 후속조치 없어
평가원, 심각성 인지하고도 '늑장' 정부보고
당시 산자부 "배수지침 하달"..후속조치는 없어
[앵커]
또한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작업이 3.0 이상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전소는 물론이고 이전 정부도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았던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지난 3월 말부터 물 주입을 하던 발전소는 4월 15일에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하자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JTBC 취재진이 당시 내부 문건을 확인한 결과, 발전소는 자체 관리 수위를 최고 단계로 올리고 곧바로 배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보고받은 에너지기술평가원은 산업통상자원부에 발전소 시험 가동이 지연될 것이라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는 없었습니다.
박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포항 지열 발전소 서북쪽 2km 지점에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4월 15일, 발전소 운영사인 넥스지오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 보고한 문건입니다.
발전소 자체 관리 기준을 최고 수준인 5단계로 올리고 이에 따라 시간대별로 조치한 사항이 적혀 있습니다.
지진 전날까지 2600여 톤의 물을 주입했던 넥스지오는 4월15일 지진이 발생하자 곧바로 배수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오후 12시 10분쯤 전담 기관인 에너지기술평가원에 유선과 이메일로 보고했습니다.
배수 작업 도중, 규모 2.0의 지진이 다시 발생하자 넥스지오는 평가원에 재차 보고 후 다음 날인 16일에는 내부 연구단 검토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하지만 평가원 측은 지진이 발생한 15일이 토요일이라는 이유로 관련 내용을 17일에서야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했습니다.
산업부 보고 당시 평가원은 추가 지진 위험으로 물 주입을 중단하고 배수를 시작했다며 부득이하게 시험 가동이 지연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도 이틀 뒤에야 보고한 겁니다.
산자부는 매뉴얼에 따라 발전소 측에 배수 지침을 하달했다고 밝혔지만, 그 뒤에는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물주입과 3.1 규모 지진의 연관성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3개월이 지난 7월 말부터 다시 물 주입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홍빛누리) (자료제공 : 이찬열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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