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뉴스] 호주 남아 성추행 게시글.. '워마드'는 어떤 곳일까

유설희·김찬호 기자 2017. 11. 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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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웹사이트 ‘워마드’ 화면 갈무리

호주 경찰이 지난 21일 웹사이트 ‘워마드(WOMAD)’ 회원을 붙잡았습니다. 이 회원이 19일 해당 사이트에 호주 남자 어린이를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면서 아동 신체를 찍은 사진 등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 회원은 27살의 한국여성으로 알려졌는데요. 호주 경찰은 이 여성에게 아동 착취물 제작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대체 ‘워마드’라는 웹사이트가 어떤 곳이기에 이런 글이 올라온 걸까요.

■‘메갤’에서 분화돼

2015년 6월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메르스 갤러리(메갤)’에는 한국 남성의 여성혐오적 태도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한국 남성들이 한국 여성들을 ‘김치녀’ 등으로 부르는 것을 ‘저격’하는 내용이었죠. 이들은 남성과 여성의 젠더 위계를 반전시킨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과 메르스 갤러리를 합쳐 스스로를 ‘메갈리아의 딸들’ 혹은 ‘메갈리안’으로 불렀습니다.

이들은 여성혐오를 거울처럼 비춰보이는 ‘미러링(mirroring)’을 표방하며 한국 남성을 ‘한남충’ 등으로 부릅니다. ‘메갤’을 통해 대립구도가 생기자 디시인사이드 운영자는 ‘한남충’ 등이 포함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리죠. 그러자 메갈리안들은 포털 카페와 페이스북 내 여러 페이지로 분화됩니다. 각자 활동 방식에 따라 흩어진 것이죠. 그 중 일부가 활동하는 곳이 ‘워마드’입니다.

■‘정치적 올바름을 포기하더라도 여성 이슈만’

메갈리안이 분화될 당시, 일부 메갈리안이 ‘똥꼬충’ 같은 성소수자 혐오 표현을 쓰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성소수자도 남성 중심 가부장제의 희생자이기 때문에 함께 연대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때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포기하더라도 여성 이슈만 우선 챙겨야 한다’는 급진적 입장을 택한 사람들이 모인 곳이 바로 워마드입니다. 여성들이 당한 폭력을 남성에게 되돌려주는 미러링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겁니다. 워마드는 여자(woman)과 유목민(nomad)을 합친 말입니다. 워마드는 강남역 10번 출구에서의 추모행사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인근에서 생리대 가격 인상에 반대하며 생리대를 벽에 붙이는 퍼포먼스도 주도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 워마드 폐쇄 논란, 여러분의 생각은?

“일베나 워마드나 이런 혐오조장 범죄 웹사이트는 폐쇄하는 것이 답이다.” 한 누리꾼은 워마드 사건에 대해 이렇게 일갈했습니다. 호주 남자 어린이 사건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워마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워마드가 미러링의 본래 취지와 달리 상식을 벗어난 시각을 드러내면서 ‘여성판 일베’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겁니다. 일각에선 워마드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게시물의 문제 때문에 워마드를 폐쇄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주장도 팽팽하게 맞섭니다. 문제가 되는 이용자만 처벌하면 된다는 겁니다. 워마드 논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페미니즘 전위 ‘메갈리아’ 1년…‘혐오’를 ‘혐오’로 지우려 한 그녀들은 유죄인가
▶‘메갈리아’ 성향 따라 워마드·레디즘 등으로 분화
▶성차별 표현 가장 많은 커뮤니티는 ‘일베’···‘워마드’ ‘메갈리아’도 상위권

<유설희·김찬호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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