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전국 들썩인 '평창 롱패딩'..공식 후원사 패딩은 울었다

권애리 기자 2017. 11. 2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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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소비자 트렌드 알아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평창 롱패딩 이게 요새 인터넷에서도 그렇고 굉장히 뜨겁습니다. 한마디로 난리인데 무슨 일인지 먼저 설명을 해주셔야 될 것 같아요.

<기자>

사실 어제(22일) 백화점에서 그야말로 줄서기 사태, 어제 8시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 기사보기), 사실은 일찌감치 지난주부터 예견됐던 일입니다.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국내 한 백화점이 '평창 롱패딩'이라는 제품을 딱 3만 벌 한정으로 준비해서 지난달 26일부터 팔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급기야 지난주에는 서울의 한 점포에서 이걸 구입하겠다고 사람들이 줄을 서다가 새치기 시비가 붙어서 경찰이 출동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이 일로 백화점이 판매를 중단했다가 어제 남은 물량 7천 벌 중에 일단 2천 벌을 수도권 네 군데 점포에 나눠서 팔겠다고 예고를 하고 내놨습니다.

그랬더니 이 롱패딩을 사겠다고 그제 밤부터 줄을 서기 시작해서 백화점이 문을 열기 몇 시간 전인 아침 7시쯤에는 이미 4개 점포 모두 준비한 물량 이상으로 줄을 선 겁니다.

결국 문을 열기도 전에 백화점 측이 번호표랑 핫팩을 같이 나눠주면서 줄 서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사태까지 빚어졌습니다.

결국 번호표를 받지 못한 수백 명은 그냥 돌아갔고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도 딱 한 벌씩만 구입해서 귀가했습니다.

[이선우/대기표 1번 수령자 : 저녁 7시부터 줄을 선 것 같아요. 국민적으로 관심이 많아서 좀 늦게 도착을 하면 구매를 못 할 것 같아서….]

<앵커>

롱패딩이라는 게 올해 유행이라는 얘기도 있고 이게 긴 잠바이잖아요. 저게 특별한 뭐가 있는 건가요?

<기자>

일단 이 제품은 평창올림픽 공식 라이센스 제품입니다. 사실 지금까지 평창올림픽 관련해서 화제에 오른 뉴스 중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 백화점은 유통업체잖아요. "아, 우리는 이번에 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된 김에 올해 겨울옷 트렌드인 롱패딩을 해 보자."하고 한 국산 스파브랜드를 운영하는 의류업체에 몇 달 전에 미리 주문을 해서 14만 9천 원에 3만 벌 한정으로 내놓은 겁니다.

지금 이게 워낙 인기다 보니까 너무 조금 만든 게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국내 의류업 규모의 기준으로 보면 단일 품목으로 3만 장은 꽤 많이 준비한 셈입니다.

그래서 이 백화점 측도 이걸 내놓으면서 당연히 남겠지 하고 그러면 올림픽 즈음해서 평창에 후원사 스토어 두 군데가 열리니까 남는 건 소진해야지 그런 계획까지 세우고 추진을 했습니다.

그런데 보신 것 같은 품절 현상을 빚으면서 과연 정작 평창에 스토어가 열릴 때는 조금이라도 더 추가 생산을 해서 갖다 놓을 수 있을지 알아봐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갑자기 사회적인 현상으로까지 떠오르면서 물량이 달려서 공급을 못 했던 꼬꼬면이나 허니버터칩 같은 일이 옷에도 일어났다고 보실 수 있겠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설명을 듣고도 많은 분들이 그래서 왜 저걸 저렇게까지 줄까지 서느냐, 롱패딩이 인기인 건 알겠고 평창 제품인 거 알겠는데 그렇다고 저렇게 줄까지 서야 되나 생각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일단 3만 벌의 올림픽 패딩이라는 희소성이 있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게 사실 인기의 핵심 요인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비슷한 품질의 다른 브랜드 패딩들은 30만 원 이상에서 가격이 형성되거든요. 절반 정도가 되는 거죠.

결국, 최근의 롱패딩 트렌드랑 적절한 기획이 만나서 성공을 한 건데요, 길이가 1m가 넘는 이른바 벤치다운 패딩이라는 게 인기여서 올해 국내 패딩 신제품들 길이가 평균적으로 지난해보다 20cm가량 길어졌습니다.

저희가 익히 들어온 중고교의 '등골 브레이커'로도 롱패딩이 떠오르고 있는데 마침 이 평창 롱패딩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희소성으로 주목된 겁니다.

재미있는 게 등골 브레이커로 유명한 아웃도어 브랜드 한 곳이 평창 올림픽에서 스포츠 의류 독점권이 있는 공식 후원사입니다.

그런데 거기서도 평창 올림픽을 기념해서 내놓은 스포츠 의류 평창 롱패딩이 있는데 이건 30만 원 후반대인데다가 그냥 그 회사 로고만 박아서 나와서 이 일반 의류 패딩이 '평창 롱패딩'으로 화제몰이를 하니까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백화점이 내일도 10개 점포에서 남은 5천 장 대부분을 풀겠다고 예고를 했든요. 밤샘 줄서기가 또 재현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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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애리 기자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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