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3년간 집배원 초과근무기록 17만시간 고의 누락

정준호 2017. 11. 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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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집배원의 과로사와 자살 등으로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체국에서 소속 집배원의 초과근무기록을 축소 조작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각 지방청 소속 우체국에서 관리자가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시스템'에 입력된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되며, 이렇게 지난 3년간 축소한 초과근무시간은 총 17만 시간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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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자료사진

잇따른 집배원의 과로사와 자살 등으로 이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우체국에서 소속 집배원의 초과근무기록을 축소 조작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누락된 초과근무시간은 총 16만9,398시간으로 전체 집배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452명이 12억원 가량의 수당을 받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 받은 ‘최근 3년간 초과근무실적 전수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 진행중인 서울ㆍ강원청을 제외한 나머지 전국 7개 지방우정청 관내 우체국에서 집배원 초과근무기록을 축소해왔다. 각 지방청 소속 우체국에서 관리자가 공무원 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 시스템’에 입력된 초과근무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을 쓴 것으로 추정되며, 이렇게 지난 3년간 축소한 초과근무시간은 총 17만 시간이나 됐다. 앞서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 당시 경인청의 초과근로시간 조작 정황이 드러나자 최근 3년간 초과근로시간을 전수조사했다.

가장 많은 시간을 누락한 곳은 부산청이다. 부산청은 1,834명의 초과근무시간 10만5,657시간에 대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경인청은 696명에 대해 근무시간 3만2,366시간을 줄인 것을 인정하고 지난달 미지급 수당을 모두 지급했다. 경북청은 727명의 근무시간 1만9,604시간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각 지방청이 줄인 초과근무시간은 전남청 8,761시간(903명), 충청청 2,396시간(180명), 제주청 484시간(69명), 전북청 130시간(43명) 순이었다.

우정본부는 지급하지 않은 초과근로수당 12억여 원을 급여일인 이번 달 24일 일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인사혁신처와 협의해 'e-사람 시스템'의 한계점을 개선하는 한편 초과근무실적을 6개월 주기로 자체점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국집배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 등 제3의 기관이 이번 일에 대해 조사하고, 우정본부는 상세 지급 내역을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집배노조는 이런 요구사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법기관에 우정본부를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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