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스며든 AI∙비트코인 기술..챗봇과 블록체인 내건 '프롭테크'의 진화

이상빈 기자 2017. 11. 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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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산업과 정보(IT)기술을 접목한 ‘프롭테크(prop-tech)’ 산업이 성행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 회사들이 중개사를 대신하는 챗봇에 관심을 두고 있다. 미국 프롭테크 스타트업 스트럭처리(structurely) 챗봇 서비스. /스트럭처리 홈페이지 캡처

온라인을 통해 중개 물건을 소개하고 감정평가액을 제시하거나, 현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가상현실을 통해 부동산을 둘러 볼 수 있는 것에서 진화해 고객을 자동으로 응대하는 챗봇(chatbot)을 부동산 중개에 도입하는 회사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원천기술인 블록체인을 이용해 부동산 거래기록을 남기는 기술도 시도되고 있다.

챗봇에 블록체인까지 최신 기술 입는 프롭테크

챗봇은 채팅 방식으로 고객의 질문을 받고 이를 해결하는 대화형 프로그램이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된 대답을 하는 단순 챗봇과 인공지능(AI)을 통해 답변을 학습하는 인공지능형 챗봇이 있다. 애플 ‘시리’나 아마존의 ‘알렉사’가 유명하며, 국내에서도 삼성, SK, CJ 등이 AI형 챗봇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외에선 챗봇을 이용해 부동산 고객을 응대하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프롭테크 스타트업인 스트럭처리(Structurely)는 최근 AI 기반 부동산 중개 챗봇의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가 운영하는 챗봇 서비스인 ‘홈스(Holmes)’는 구하려는 부동산과 금액, 위치, 인테리어 등을 이용자가 대화 형식으로 물어보면 쉬운 영어로 대답한다. 온라인 채팅이나 모바일 앱, 페이스북 메신저를 통해 대화가 가능하다.

비트코인의 원천기술로 알려진 블록체인을 부동산 거래에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스웨덴과 인도, 그루지야, 온두라스 등은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토지 등록 체계를 전산화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와 시카고 일부 지역도 부동산 등록 전산화에 관심을 두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내역 등 데이터를 담은 ‘블록’을 분산·암호화해 기록하는 방법으로 보안성을 극대화 한 기술이다.

◆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 관리에서 전기 생산까지

런던 히드로 공항에 설치된 페이브젠(pavegen)의 특수 발판. 사람이 한 번 밟고 지나갈 때마다 5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페이브젠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지는 내년에 주목할 만한 프롭테크 기업으로 노에이전트(No Agent)와 클릭스픽스(Clixfix), 페이브젠(Pavegen) 등을 꼽았다.

노에이전트는 건물주와 임차인 간 중개를 포함해 임대관리(LM)와 부동산 관리(PM)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플랫폼 업체다. 건물주로부터 월 35~45파운드(5만~6만5000원) 정도를 받고 임차인을 찾아주거나 보증금·월세 납부, 24시간 콜센터 운영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클릭스픽스는 집이나 상가 등 건물의 하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물 하자를 온라인에 올리면 수리 업체가 수리 견적을 뽑아주고, 건물주가 견적에 맞춰 보수한다. 세입자는 내역을 확인해 수리가 잘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페이브젠은 사람이 다니는 거리에 특수 발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일반 타일을 대체할 수 있는 특수 발판은 사람이 밟고 지나가면 5와트의 전기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2009년 설립돼 지금까지 313만파운드(45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7년간 60억달러 투자…유니콘 기업 8개 배출

프롭테크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부동산 산업에 정보기술(IT)를 접목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부동산 거래, 빅데이터를 활용한 부동산 가치 평가, 부동산 임대 관리 플랫폼 등이 대표적인 프롭테크 서비스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프롭테크 기업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60억달러(6조5850억원)가량의 투자를 받았고, 그 중 70%가 최근 2년간 이뤄졌다.

미국 경제매체 포춘(Fortune)지와 CB인사이트에 따르면 프롭테크 기업 가운데 유니콘(기업 가치 평가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은 2년전 4개에서 지난해 부동산 중개·미디어 기업 컴퍼스(Compass)와 중국 부동산 중개 서비스 홈링크(Homelink), 미국 부동산 관리 플랫폼 SMS어시스트, 미국의 부동산 중개 서비스 오픈도어 랩스(Opendoor Labs) 등 4개가 추가돼 지금은 8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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