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산책] 제조업, 데이터사이언스로 가자

2017. 11.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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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
신상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

지난 9월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본격 활동을 개시한 이래 국내는 4차산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과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다. 며칠 전 열린 포럼에서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응용한 제조업, 물류의 지능화가 화두가 되기도 했다.

제조업은 오늘날 경제 성장을 이룩한 원천이며 전체 GDP의 30%에 달하는 명실상부 우리나라의 중심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OSRI에 따르면 국내 철강·정유(2003년), 석유화학(2004년), 자동차·조선해양(2009년), 스마트폰(2014년)이 차례로 중국에 세계 시장점유율을 추월당하고 있다. 우리가 앞서 있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산업도 이미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그 원인으로 글로벌 경제 침체 및 유가 하락, 중국의 기술력 추월, 엔저의 지속으로 인한 일본의 경쟁력 회복 등 대외 여건과 단순히 외적인 요인이 아닌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고 보는 의견이 다수다.

1990년대 중반 제품-서비스 융합의 개념이 등장했다. PSS는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에서 향후 20년을 주도할 새로운 학문으로 소개됐다. 서비스 사이언스의 일환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유형의 제품과 무형의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융합된 시스템'이라는 게 일반적인 정의다. '제조 데이터사이언스'는 제조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머신러닝을 이용해 공정 및 물류현상을 분석해 그 결과를 예측하며, 현장에서 원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제어 가능한 인자를 최적으로 조절하는 연구 분야다.

인도 멀티모달(Multimodal) 공장은 GE의 '생각하는 공장' 개념을 적용한 사례로서 생산 설비는 인터넷을 통해 정보가 공유됨으로써 돌발적인 가동 정지를 예방하기 위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GE는 산업인터넷 클라우드 서비스, 프리딕스(Predix)를 2014년부터 공개하고 있으며 175개 나라에 450개의 공장이 운영 중이다. 이 중 75개 공장을 생각하는 공장으로 바꾸었다. GE는 스마트 공장 및 연관기술을 통해 2022년까지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925년 미국에서 창립된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얼마 전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기도 했지만, 국내 업체와는 상반되게 매년 약 7%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를 활용 하고 있는 캐터필러의 중장비에는 운행 중인 장비의 상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수십 개의 센서가 부착돼 있다. 센서를 통해 측정된 값은 실시간으로 데이터센터에 전달,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고객들에게 주요 모듈의 교체시기를 알려줌으로써 고장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했다. 국내 업체의 애프터 서비스와 비교할 때, 비포 서비스라는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서 지속적인 소비자 선택을 이끌어 내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제조 2025 전략, 일본의 산업 재흥플랜, 아마존의 물류 지능화 등 많은 국가와 기업이 제조업 혁신을 위한 데이터사이언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장 설비 간 원활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 구축, 대용량 데이터처리 및 분석 기술개발 등의 데이터 사이언스가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국내 반도체, 휴대폰, 자동차, 디스플레이 산업은 공정 정밀도와 IT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제조공정에서 생성되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변화 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2014년 OECD 발표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혁신도는 독일의 83%에 반도 못 미치는 38%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말 전국 300개 제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6%가 '들어만 봤다. 전혀 모른다'고 응답했다. '잘 알고 있다'는 응답 기업은 1.7% 수준에 그쳤다. 스마트 공장화 인식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스마트 공장화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현재까지도 제조 기업들의 빅데이터 활용도는 낮은 수준이며,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 교육여건, 기술개발 지원,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이 미흡한 상황이다. 데이터 사이언스는 많은 경험을 통해 다양한 문제 상황을 접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으로 배워지는 것이다. GE가 정통 제조업에서 탈피하기 위해 디지털화에 투자한 금액만 수십억 달러다. 국내 제조업체도 적극적 투자마인드가 필요하다.

지난 6월 정부는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을 2025년까지 3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종업원 20인 이상인 제조 중소기업 3만4000여개의 90%에 가까운 수치다. 국내 제조사들도 '데이터사이언스와의 융합'을 통해 더 나은 다른 방식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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