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가 '7초'만에 질주한 '72시간 다리'.. 유래는?

박세원 기자 2017. 11. 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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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11분 북한 귀순병이 탑승한 지프 차량은 논밭을 가로지르며 2분 만에 북한군 민경 소초를 통과했다.

곧바로 북한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에 도달한 귀순병은 약 7초 만에 다리를 건넜고,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 군사분계선(MDL) 쪽으로 향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채드 G 캐롤 공보실장은 22일 북한군 귀순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72시간 다리'를 건너 이동하자 주변 건물에서 일부 북한군 병사들이 뛰어나온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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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3시11분 북한 귀순병이 탑승한 지프 차량은 논밭을 가로지르며 2분 만에 북한군 민경 소초를 통과했다. 곧바로 북한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에 도달한 귀순병은 약 7초 만에 다리를 건넜고,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 군사분계선(MDL) 쪽으로 향했다.

유엔군사령부의 채드 G 캐롤 공보실장은 22일 북한군 귀순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하며 “‘72시간 다리’를 건너 이동하자 주변 건물에서 일부 북한군 병사들이 뛰어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다리를 건넌 북한병은 김일성 동상으로 향했다”며 “김일성 동상은 북한 공동경비구역(JSA) 투어가 시작되는 지점인데, 이 지점을 지나 군사분계선을 넘으려고 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러 차례 언급된 ‘72시간 다리’는 1976년 8월18일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돌아오지 않는 다리’가 폐쇄된 뒤 북측에서 72시간 만에 만든 다리다.

1976년 8월18일 오전 10시45분, 유엔 미군 경비중대장 아서 조지 보니파스 대위와 소대장 마크 토머스 배럿 중위, 한국노무단(KSC) 소속 노동자들 등 11명은 미루나무의 가지를 치기 위해 ‘돌아오지 않는 다리’ 남쪽에 있는 유엔군 측 사령부 제3경비 초소 근처로 향했다. 15m 높이의 미루나무의 잎이 무성해져 유엔군 전망대에서 북한군 동향을 관측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나무에 올라가 나뭇가지를 치고 있는 작업반원들에게 북한군 박철 중위 등 15명이 다가왔고 “더는 가지를 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작업 감독을 하던 남측 장교 김문환 대위가 미군 인솔 장교 보니파스 대위에게 통역하는 사이에 북한 장교 2명과 사병 30여명은 “더 치면 죽여버리겠다”며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폭력이 격해지며 이들은 나무 밑에 있던 도끼, 삽, 곡괭이를 집어 들어 유엔군을 습격했다.

북한군의 급습으로 보니파스 대위와 배럿 중위가 사망했고, 카투사 5명과 미군 병사 4명 등 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남측 유엔군 제3초소는 파손됐고, 유엔군 소속 차량 3대도 완전히 망가졌다.

북한군의 도발에 제럴드 포드 미 대통령의 명령으로 리처드 스틸웰 주한미군사령관은 ‘폴 버니언 작전’을 시행했다. 북한군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항공모함 미드웨이호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폭격기 3대 등을 동원한 가운데 미루나무를 절단하는 작전이었다. 이들은 미루나무 한 그루를 자르는 데 성공했고, 북한은 21일 김일성 명의로 사과했다.

유엔사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공동경비구역(JSA) 내에 군사분계선(MDL)을 그어 남북이 서로 넘지 못하게 했다. 또 53년 정전협정 때 포로를 교환했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도 폐쇄했다. 북한은 이 다리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자 ‘72시간’ 만에 다리를 다시 세웠고 이 다리가 ‘72시간 다리’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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