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정성훈..뒤끝 남긴 LG의 '이별법'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2017. 11. 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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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훈. 김기남 기자

‘예의’라고 했지만, 결국에는 ‘결례’가 됐다.

LG는 22일 오전 정성훈(37)을 구단 사무실로 급히 불렀다. 이어진 고위 관계자와의 대면. 이 자리에서 정성훈은 단 몇마디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LG는 이날 오후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있었다. 정성훈이 타구단에 지명될 것을 감안해 미리 알려주려는 뜻도 있었다. 구단 입장에서는 이를 ‘도의’ 또는 ‘배려’로 여긴 듯했지만 결국에는 선수에게 큰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정성훈이 방출 통보를 받은 사실은 이날 오전 언론을 통해 나왔다. 타구단 입장에서는 곧 보류선수에서 빠질 선수를, 2차 드래프트에서 이적료(1라운드 3억원)를 주고 데려오는 데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다른 9개구단이 선택한 선수 가운데는 정성훈의 이름은 없었다.

다른 구단 관계자들은 이번 건에 대한 LG의 움직임이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미리 얘기할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드래프트 이후에 지명을 못받는다면 차분히 앉아 구단 입장을 설명하고 선수 뜻을 들을 뒤 결론을 내리는 게 순리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성훈 정도라면 그 이전에라도 이런 내용을 두고 ‘밀당’도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통보를 하는 것은 처리 과정이 유연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G가 정성훈을 방출로 내보내는 것이 합리적 결정인지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정성훈은 올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2(276타수 86안타) 6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정성훈은 올해 양상문 감독이 밀고 나간 ‘세대교체’ 바람에 밀려 전반기에는 팀이 치른 82경기 가운데 59경기에만 출전했다. 그러나 순위싸움이 본격화된 후반기 62경기에서는 90%에 이르는 56경기에나 나왔다. 결국 LG 입장에서 정성훈은 싸우기 위해 꼭 ‘필요했던 선수’로 볼 수 있다.

더구나 LG는 정성훈과 자유계약선수(FA)로 1년 계약만 해둔 터였다. 계약을 이어가는 데도 큰 부담이 없었다. 올해 그랬듯 당장 내년 시즌 어떤 변수가 생길지 내다보기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서둘러 방출 통보를 내린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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