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생 문화생활 ⑤] 밀린 독서, 어떤 책 좋을까

권영미 기자 입력 2017. 11. 2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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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률·허병두 선생님이 추천하는 수능 마친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은 책들

[편집자주] 물론 입시 일정은 아직 남아 있지만 23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끝내면 수험생들은 그래도 한숨 돌릴 수 있다. 그동안 학업에 열중하느라 뒤로 미뤄둔 문화생활이나 여행도 즐기고 못 읽은 책도 읽으며 머리를 식히면 좋을 이 시간, 수험생 대상으로 할인해주는 공연과 여행 프로그램 및 볼 만한 전시와 읽을 만한 책을 정리해봤다.

박상률 작가(왼쪽)와 허병두 선생님©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그동안 청소년들은 수학능력시험 준비와 지원서에 쓸 '스펙' 만들기에 치중하느라 책 한권 마음 놓고 읽을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 수능 끝! 숭문고 국어교사이자 사단법인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이사장인 허병두 선생님과 청소년문학가인 박상률 작가, 그리고 뉴스1 문화부가 수능 끝난 수험생들이 읽으면 좋을 책 10권을 간단한 이유와 함께 추천했다.

톨스토이의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와 조정래의 '아리랑' 등의 문학작품과 '세상물정의 물리학' '인문학은 밥이다' 등의 과학과 인문서, 현직 사진 기자가 쓴 여행서와 긴급 구호 팀들이 쓴 책 등 바쁘게 돌아가는 현실을 엿볼 수 있는 책까지 망라됐다. 모처럼 시험이 끝나 느긋한 기분으로 이 책들을 독파해보면 어떨까.

◇박상률 작가가 추천한 책들

1.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정재찬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 News1

"고등학교를 마치면 시에서 멀어지는데, 그건 시를 시험용으로만 공부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가 우리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덧붙이는 설명 교사는 마치 제사장처럼 경전을 대하듯이 주석을 덧붙이며 시를 읽고, 학생들은 그 주석을 열심히 받아 적고 암송한다. 그러면서 시의 낭만과 아름다움과 진실들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저자 정재찬 교수는 이러한 문학 교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양 강좌 ‘문화혼융의 시 읽기’를 개설했다. 이 책은 정재찬 교수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집필한 시에세이다.

2. 세상물정의 물리학 (김범준 지음/ 동아시아 펴냄)

© News1

"일상에서 흔히 겪는 현상을 물리학의 잣대로 쉽게 설명한 책이다. 과학에 관심이 적은 학생일지라도 과학적 분석에 관심을 갖게 해준다."

☞덧붙이는 설명 ‘세상물정’과 동떨어져 연구실에만 갇혀있을 것 같은 물리학자인 저자가 특이하다 못해 톡톡 튀는 관점과 방법, 글솜씨를 보여준다. 1장은 한국 사회와 민주주의, 정의에 대한 물리학자의 ‘과학적인’ 의견 제시가, 2장은 복잡한 세상의 사건들에 대한 재미있는 ‘통계적’ 분석과 의미 발견이, 3장은 예술, 아름다움, 뇌, 체질량지수, 자연스러움에 대한 문학적 감성이 묻어나는 물리학자의 말들이 담겼다.

3. 이젠, 함께 읽기다 (신기수 외 지음/ 북바이북 펴냄)

© News1

"이 책은 독서가 혼자서 하는 개인의 행위만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함께 읽음으로써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설명 독서공동체인 숭례문학당이 책으로 놀고 공부하며 공동체를 이뤄갔던 경험을 책에 담았다. 분야별로 토론하기 좋은 책들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토론의 분위기를 띄우는 방법, 진행 노하우와 논제 발제법 등 독서토론의 경험과 노하우가 고스란히 들어 있다.

4. 아리랑(조정래 지음/청소년 판/해냄 펴냄)

© News1

"역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주는 책이다. 일제 강점기 시대 우리 조상들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대사의 진실을 알게 해준다."

☞덧붙이는 설명 400만부 이상 판매되며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청소년판이다. ‘치욕스러운 역사일수록 똑똑하게 기억해야만 한다’는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쓰인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부터 1945년 8·15 광복까지 치열한 생을 살아낸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야기다.

5. 인문학은 밥이다 (김경집 지음/ RHK 펴냄)

© News1

"인문학의 진정한 바탕을 이루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어 왜 인문학 지식을 갖추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덧붙이는 설명 30년간 문학과 철학을 배우고 가르친 저자 김경집이 ‘인문학은 어떤 길을 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철학·종교·심리학·역사·정치·경제·환경·젠더 등 12개의 인문학 분야에 걸쳐 인문학 입문자들이 꼭 알아야 할 맥락과 배경지식을 소개한다. 또 각 학문이 추구해야 할 사회적 목적에 대한 제언도 덧붙임으로써, 인문학의 진짜 매력을 발견하고, 인문학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허병두 선생님이 추천한 책들

6. 카메라, 편견을 부탁해(강윤중 지음/ 서해문집 펴냄)

© News1

"현직 신문사 사진기자가 쓴 ‘사람 여행서’다. '자신의 편견을 드러내고 동시에 그것을 깨고자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이 책갈피 곳곳의 사진과 글로 증명되고 있다. 우리 주위에 있으나 있지 않다고 여겼거나, 있어도 있다고 느끼지 못했던 삶과 인생에 대한 섬세하고 따뜻한 관찰과 통찰이 돋보인다."

☞덧붙이는 설명 단순히 소외됐지만 따뜻한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아니다. 탄광, 이슬람 사원, 호스피스 등을 찾아 사진을 찍고 기록해서 일간지 귀퉁이에 무덤덤하게 장식되고 마는 사건 등을 비로소 ‘우리 일’로 체감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너무 쉽게 판단했던 가치들의 우선순위도 새롭게 정리하게 돕는다.

7.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백과사전(크리스토프 킬리앙 지음/평단 펴냄)

© News1

"'어린 왕자'를 읽었든 읽지 않았든 어느 경우든지 읽으면 좋은 책이다. 어린 왕자를 읽은 이들은 관련 미발표 글과 삽화, 저자인 생텍쥐페리의 삶, '어린 왕자'의 탄생 배경 등을 풍요롭게 확인하며 다시 '어린 왕자'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읽지 않았다면 그동안 말로만 들어왔던 원작을 읽으며 따뜻하면서도 웅숭깊은 이야기, 간결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겨주는 명작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덧붙이는 설명 '어린 왕자'의 미발표 글과 삽화, 생텍쥐페리의 드라마틱한 삶과 '어린 왕자' 탄생의 비밀들을 공개한 책이다. 1943년 미국에서 이 책을 처음 출간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하고 그후 행방불명된 생텍쥐페리의 삶, '어린 왕자'의 등장인물 분석, 최근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어린 왕자'까지 '어린 왕자'의 모든 것을 다룬다.

8.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톨스토이 원작/마르텡 베롱 글, 그림/ BH 펴냄)

© News1

"톨스토이 원작을 '그래픽 노블'이라는 형식으로 각색한 책이다. 고전 작품을 각색하는 경우 대개 원작의 향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톨스토이 원작을 충분히 소화해 개성을 더한 훌륭한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낸 점을 책을 읽는 내내 감탄했다."

☞덧붙이는 설명 다소 철학적인 톨스토이 우화를 재료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영지 관리인과의 갈등을 희화한 꿈 장면이나 눈길을 뚫고 바시키르로 향하는 급박한 여정, 땅을 차지하기 위해 멈출 줄 모르고 질주하는 장면에서의 연출이 특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9. 1퍼센트의 희망이라도(이용주 지음/ 양철북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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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구호의 최전선에서 써 내려간 감동의 기록’이란 버금 제목이 붙은 책이다. 단 0.1%의 가능성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긴급 구호 팀들의 실제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인간이란 얼마나 귀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인생의 심연 앞, 거대한 장벽 앞에 선 삶들을 위해 펼치는 고귀한 노력들을 가슴으로 읽어 보자."

☞덧붙이는 설명 식수 전문 국제구호 개발단체 팀앤팀과 저자 이용주가 메마른 아프리카 땅에서 펼치는 긴급구호 이야기다. '긴급구호'라는 이름으로 고통 속에 신음하는 이들을 잠깐 방문하고 돌아오는 게 아니라 그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 속으로 깊이 스며들어, 때로 생명의 위협 속에서 없는 길을 만들어가는 도전을 보여준다.

◇뉴스1 문화부가 추천한 책 10. 편의점 가는 기분(박영란 지음/ 창비 펴냄)

© News1

"‘한밤의 편의점’이라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배경으로 무심한 듯 툭툭 내뱉는 인물들의 간결한 대사가 삶에 대한 통찰과 주인공들의 진심을 보여준다."

☞덧붙이는 설명 야간에 편의점에서 일하는 열여덟 살 소년 ‘나’를 중심으로 도시 변두리의 삶과 이웃 간의 연대를 그리는 소설이다. 그동안 다수의 청소년소설을 발표하며 청소년의 소외와 방황을 사실적이고도 가슴 시리게 묘사해 온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도 외롭고 가난한 인물들이 서로 보듬고 연대해 가는 과정을 가슴 뭉클하게 전한다.

◇박상률, 허병두 선생님은…

책을 추천한 박상률 작가는 1990년 ‘한길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시집 ‘진도아리랑’, 소설 ‘봄바람’, 동화 ‘미리 쓰는 방학일기’, 희곡집 ‘풍경소리’ 등을 펴냈다. 청소년문학에 관심과 애정이 많아 계간 ‘청소년문학’의 편집주간을 오랫동안 맡았으며 1997년에 펴낸 소설 ‘봄바람’은 청소년문학의 물꼬를 튼 작품으로 지금도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허병두 선생님은 서강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숭문고등학교 국어교사,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책따세) 이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통령직속 교육개혁위원회 위원, 교육부 독서교육발전자문위원회 위원을 지내고 EBS '책과의 만남'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의 진행자 및 선정위원으로 일했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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