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관세, 美 소비자 피해·고용 악영향"(종합)

이헌일 기자 2017. 11. 22.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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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만대 초과 물량 50% 관세' ITC 권고안에 각각 유감 표명
'피해 막심'..현지 공장 조기가동으로 돌파구 마련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가전공장 부지. (삼성전자 제공) © News1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세이프가드 권고안에 대해 결국 미국 소비자가 피해를 입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각각 건설중인 현지 공장 고용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LG "피해는 美 소비자의 몫…현지 공장 고용 악영향"

삼성전자는 22일 미국 뉴스룸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ITC가 소비자와 유통업계, 미국 일자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월풀의 터무니없는 제안을 적절하게 거부했다"면서도 "관세가 부과되면 제품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게 되고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의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행정부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구제조치를 시행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미국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지는 혁신적인 세탁기가 공급되는 것을 제한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하 삼성전자는 "우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을 내년 초 완공할 예정이기 때문에 어떠한 구제조치도 필요하지 않다고 믿는다"며 "이미 내년 1월 생산을 위해 350명을 고용했고 올해 말까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150개의 제조부문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이날 "세이프가드 발효로 인한 최종적인 피해는 미국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므로 이번 ITC 권고안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이어 "최종 결정을 하게 될 미국 정부가 미국 소비자와 유통업계 뿐만 아니라 가전산업 전반을 고려해 현명한 선택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또한 "LG 세탁기가 지금까지 미국에서 성장해 온 것은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들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LG 세탁기를 선택해 왔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번 권고안은 미국 유통 및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크게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고안이 한국기업의 미국 내 기반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 가동,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ITC는 향후 3년간 연간 120만대를 넘어가는 세탁기 수입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120만대 이하 분량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안과 20%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각각 권고했다.

ITC는 오는 12월4일까지 구제조치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뒤 60일 이내에 세이프가드 발효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린다.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생산공장 조감도.(LG전자 제공) © News1

◇세이프가드 발효시 '피해 막심'…현지 공장 조기가동 추진

ITC의 권고안대로 세이프가드가 발효될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당한 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미국 세탁기 판매 물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양사를 합쳐 연간 200만대를 훌쩍 넘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초 세이프가드가 발효되면 당장 연간 기준 절반 이상의 물량에 관세가 붙게 되는 셈이다.

두 회사는 각각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을 조기 가동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하는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뉴베리 지역에 3억8000만달러(4143억원)를 들여 세탁기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지만 세이프가드 발효 가능성을 감안해 가동 시점을 앞당길 계획이다. LG전자는 2억5000만달러(2733억원)를 들여 테네시에 공장을 짓고 있다. 당초 2019년 1분기 완공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세이프가드 발효를 대비해 가동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이번 ITC의 권고안에는 향후 3년 동안 대형세탁기 부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ITC는 내년에는 특정 수입 부품의 5만대를 넘어가는 물량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 뒤 매년 수입 쿼터는 2만개씩 늘고 관세율도 5%씩 줄어든다.

이런 조치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현지 생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내용이다. 다만 제한 부품에서 모터 등 핵심부품이 제외됐고 제한 물량도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월풀도 수입 부품을 쓰다 보니 제한 품목에 모터 등 핵심부품이 제외되고 세탁통, 겉 프레임 등이 포함됐다"며 "물량 제한도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크지 않은 영향이라 할지라도 원가경쟁력이 악화된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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