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0명 중 8명, 약물로 완화… 급성 요폐·신부전 생기면 수술

입력 2017.11.22 06:00

전립선비대증 단계별 치료법
증상 가벼우면 주기적으로 관찰… 초기 적극 대처, 악화·합병증 막아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이 커지는 게 특징이지만, 실제 진단과 치료에서 중요한 것은 증상의 유무다. 강북삼성병원 비뇨기과 조영삼 교수는 "크기가 커도 증상이 없으면, 치료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립선비대증을 진단할 때는 초음파검사와 함께 소변 관련 증상〈체크리스트 참조〉을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증상 점수에 따라 0~7점이면 경증, 8~19점이면 중증, 20~35점이면 심각한 수준으로 나뉘고, 거기에 맞춰 치료법도 달라진다. 전립선비대증의 단계별 치료법을 알아봤다.

◇경증 환자는 관찰, 중증부터 약물 치료

▷7점 이하 경증 환자

전립선이 20g보다 약간 더 크지만, 증상 점수는 7점 이하인 경증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관찰요법 대상이 된다. 이들은 약물 치료 없이 전립선 크기만 주기적으로 관찰하는데, 전립선이 커지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정해진 주기는 없다. 조영삼 교수는 "의사에 따라 1년이나 2년에 한 번 전립선초음파를 권한다"고 말했다. 이때는 특별한 치료가 없어 생활습관 개선 등 개인적인 노력이 필수다. 실제로 12개월 동안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그렇지 못한 환자에 비해 3·6·12개월째 증상 점수가 5.7점, 6.5점, 5.2점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대한비뇨기과학회).

경증이라도 증상에 대한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에 한해서는 약물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이 때는 전립선비대증에 1차적으로 쓰이는 알파차단제가 쓰인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이주용 교수는 "알파차단제는 방광과 전립선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가 있어 소변 배출을 원활히 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환자 10명 중 8명, 약물로 완화… 급성 요폐·신부전 생기면 수술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8점 이상 중증 환자

증상 점수가 8점 이상부터 19점까지인중증 환자도 증상에 불편감 정도가 크지 않으면, 관찰요법 대상이 된다. 치료가 필요할 땐 약물요법부터 시행하는데, 전립선 크기가 그다지 크지 않을 때는 알파차단제가 쓰인다. 하지만 전립선이 30~40g 이상으로 클 때는, 5-알파환원효소억제제(5ARI)라는 약물이 쓰인다. 5ARI는 6개월 이상 꾸준히 복용하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억제해 전립선 성장을 막고, 크기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발기부전이나 성욕 감퇴 등 부작용 위험도 있어, 30~40대 젊은 환자에겐 잘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전립선비대증 완화에 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는 약물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음경에 있는 평활근을 이완시켜 발기를 돕는데, 이때 전립선과 요도 주변 평활근도 이완해 소변 증상도 한꺼번에 줄인다. 조영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에 발기부전이 동반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상 점수가 20점 이상인 환자도 중증 환자처럼 약물 치료가 주로 쓰인다. 조영삼 교수는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80% 정도는 약물 만으로도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립선 크기가 요도를 완전히 막아 소변이 아예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를 겪거나 요로감염·신부전 등 합병증까지 동반된 환자는 수술이 필요하다.

◇음주·흡연 삼가야… 온열치료기, 증상 완화 효과

전립선비대증은 진행하는 병이기 때문에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생활습관 관리도 해야 노년기에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걸 막을 수 있다. 음주나 흡연은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위험요인이다. 이주용 교수는 "음주는 소변량을 증가시켜 전립선과 방광에 압박을 주고, 흡연은 방광이 축소돼 소변 저장이 충분히 안 돼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킨다"고 말했다. 식습관도 중요한데, 채소 위주의 식단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소에 많은 식물성 에스트로겐이 남성호르몬에 의해 전립선이 커지는 것을 막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토마토 속 라이코펜도 전립선비대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6개월간 15㎎의 토마토를 꾸준히 섭취해 전립선비대증을 호전시켰다는 연구도 있다.

조영삼 교수는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쏘팔메토의 경우에는 전립선비대증을 위한 생약제재로 의학 교과서까지 실리긴 했지만, 효과를 입증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시중에 나와 있는 전립선 온열치료기도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등 치료 효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삼 교수는 "다만, 반신욕처럼 온열치료기도 전립선 주변 근육을 이완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와 관련기사
의료계 뉴스 헬스케어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