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지도 뒤흔든 IMF.."韓기업들, 지금도 외부 충격에 취약"

윤종성 2017. 11. 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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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는 재계 지도를 흔들어놨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당시 국내 30대 그룹 중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대우그룹은 1998년 3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위 그룹이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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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자금난 못견뎌 '역사 속으로'
'왕자의 난' 현대그룹, 9개사 분할
포스코· 신세계 등 15곳 새로 편입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는 재계 지도를 흔들어놨다. 위기 직후인 1998년과 20년이 흐른 지금의 30대 그룹 면면을 보면 19곳이나 바뀌었다. 삼성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곳이 있는 반면,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해체되거나 쪼개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외환위기 당시 국내 30대 그룹 중 현재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은 11곳에 불과했다. 대우그룹은 1998년 32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3위 그룹이었지만,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산산조각 났다.

‘대우 수난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대우건설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고, 대우조선해양은 방만경영과 업황 부진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동부로 편입된 대우전자는 새 주인을 찾고 있다.

당시 재계 7위였던 쌍용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와 쌍용중공업(현 STX중공업) 등이 줄줄이 계열 분리되면서 그룹이 해체됐다. 이들 뿐 아니라, 동아(10위)·고합(17위)·진로(22위)·동양(23위)·해태(24위)·신호(25위)·뉴코아(27위)·거평(28위)·새한(30위) 등 11개 그룹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사라졌다.

한라·한솔·코오롱·동국제강·동부·아남·대상·강원산업(현 삼표) 등 8개그룹은 경기 불황 등을 겪으며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동국제강그룹은 2000년초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동국산업, 한국철강이 분리되면서,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동부제철, 동부건설 등을 매각하면서 재계 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당시 재계 1위였던 현대그룹은 ‘왕자의 난’ 등을 거치면서 9개 그룹으로 분할됐다. 이후 그룹 ‘모태’인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취임 후 금강산 관광사업이 중단되고 현대상선·현대증권 매각하면서 30대그룹 밖으로 밀린 반면, 분리된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은 30대 그룹에 들었다.

외환위기를 견딘 기업들 중에선 덩치를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곳도 있다. 대표적인 그룹이 삼성이다. 20년 전 51조원이던 삼성의 자산 총액은 7배가 넘는 363조원으로 늘어났다. 대한민국 간판 기업이 된 삼성전자(005930)는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과 영업이익 1, 2위를 다투고 있다.

LG그룹은 GS·LS 등으로 분리됐지만 전자·디스플레이·화학 등 핵심 업종에 집중라면서 재계 4위를 유지하고 있다. IMF 직후 11위였던 롯데는 재계 순위 5위로 올라섰다. 지난 20년 사이 포스코와, KT, 신세계, CJ, 부영, 미래에셋, OCI 등 15곳이 새롭게 30대 그룹에 편입됐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20년새 달라진 30대그룹의 면면을 보면 글로벌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을 갖추지 않고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한 기업들은 성장이 불가능하고,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지금도 외환위기 당시처럼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정부 정책은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 악화로 이어져 또 한번의 위기를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윤종성 (js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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