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20년 한국 경제 현주소] "바닥 친 주식 샀더니 그 아래 지하실.. 벙커.. 땅굴.."

신동주 2017. 11. 21.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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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발생 20년이 흘렀지만 환란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남긴 상흔은 여전하다.

주식투자의 공포와 그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대표적이다.

환란이 한창이던 당시 주식시장은 폭락의 공포감에 지배당했다.

그는 "지금은 주식시장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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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은 '폭락장 공포'/금융시장 'IMF 상흔'/롤러코스터 증시에 개미 피눈물/경기가 조금만 나빠지면 위기설/시장 개방도·투명성 향상됐지만/자본 흐름 폭도 커져 불안정성 ↑

외환위기 발생 20년이 흘렀지만 환란이 주식시장 등 금융시장에 남긴 상흔은 여전하다. 주식투자의 공포와 그로 인한 시장 왜곡 현상이 대표적이다.

환란이 한창이던 당시 주식시장은 폭락의 공포감에 지배당했다. 1997년 12월부터 이듬해까지 종합주가지수는 하루 5% 급락했다가 다시 5% 폭등하는 일이 빈번했다. 1997년 초 650 수준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그해 12월 3일 379.31까지 급락한 뒤 1998년 6월 16일에는 280을 기록하며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그로부터 불과 6개월여 경과한 12월 말에는 562.46으로 상승했다. 롤러코스터 증시였다. 당시 지수가 400선에서 20포인트 등락하던 상황은 현재와 비교하면 그 공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코스피가 2500선에서 움직이고 있어 5% 급등락은 125포인트의 상하 움직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극복 주역들 한국경제연구원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개최한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 위기 극복의 주역으로부터 듣는다‘에서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신 한경연 원장,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전경련 제공
당시 떨어질 만큼 떨어져 바닥이라는 생각에 주식을 사들였지만 반등하는 듯하다 다시 폭락하는 일이 잦아지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고 ‘지하실’ 아래 ‘벙커’나 ‘땅굴’도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하기도 했다. 1998년 6월 16일 종합주가지수가 280까지 폭락할 당시 증권사 객장에서 참담한 폭락장을 목도했던 개인투자자 김모(55)씨는 21일 “이제는 정말 죽었구나 싶었다”며 “조금이라도 오를 때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 했을 뿐 투자수익은 생각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환란이 한창이던 1998년 당시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으로 폭락 증시를 경험했던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란 때의 뼈아픈 기억 때문인지 경기가 조금만 나빠지면 위기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공포를 갖는다”면서 “주기적으로 나오는 위기설도 환란이 남긴 상처”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어 “지금은 외환보유액이 늘어났고 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 대신 빚은 현격하게 줄었다”면서 “정부는 위기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체험해 대비태세가 갖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은 주식시장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란을 거치면서 기업들의 채무건전성 확보 필요성이 증대됐고 외환 보유 안정성의 중요도가 부각됐다”면서 “정부 주도 경제발전 모델의 한계도 깨닫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성적 청년실업의 문제는 여전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 금융시장의 개방도나 투명도가 향상된 점은 일단 긍정적인 측면으로 보이나, 자유화 일변도의 금융시장 개혁으로 인해 대내외 자본흐름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오히려 커졌다”면서 “실물경제와 유리된 금융시장의 자율성이 높아지면서 정작 경제의 선순환이 저해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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