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배 늘었는데 큰 병원 없어 .. 차로 40분 청주서 진료
3년 새 인구 1만5425명으로 증가
전국 혁신도시 중 정주 만족도 꼴찌
"의료·대형마트·대중교통 등 열악"
공공기관 근무자 84% 기러기 가족
진천·음성 혁신도시는 진천군 덕산면과 음성군 맹동면 경계에 689만㎡ 규모로 2007년 착공, 지난해 말 준공했다. 토지매입과 시설건립에 9969억원의 사업비가 들었다. 2014년 12월 2674명이었던 혁신도시내 인구는 올해 10월말 기준 1만5425명으로 증가했다. 2020년까지 인구 4만2000명이 사는 도시 건설이 목표다. 2013년 한국가스안전공사를 시작으로 국가기술표준원 등 9개 공공기관이 들어섰다. 내년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까지 들어서면 모두 11개 공공기관이 입주를 마친다. 주민 윤종학(56)씨는 “3년 전만 해도 도시가 황량했다. 지금은 사람사는 동네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청사 주변엔 아파트 등 공동주택 단지(1만4068세대)와 단독·다세대주택이 조성됐다. 유치원 2곳, 초등학교 2곳, 중·고등학교 3곳은 아파트 분양에 맞춰 차례로 문을 열었다.
지방세수도 늘었다. 지난해 혁신도시에서 걷힌 지방세는 380억원으로 2014년 95억원 보다 4배 증가했다. 남기인 음성군 혁신도시지원팀장은 “지방세 증가로 공립도서관 등 주민복지 시설과 기반시설을 보완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진천·음성 혁신도시가 장미빛만 있는건 아니다. 19일 둘러본 상가지역에는 ‘매매’ ‘임대’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공인중개사 권순재(35)씨는 “현재 상가 평균 분양가가 다른 혁신도시에 비해 30~40% 싼 편이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업계는 상가 공실률을 60%대로 보고 있다.
아파트 시세는 제자리 수준이다. 2013년 3.3㎡당 650만원에 분양된 한 아파트 매매가는 웃돈이 100만원 정도 붙은뒤 3년째 시세가 유지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분양 중인 ‘충북혁신 B-2블록 공공분양’은 전체 70%가 미분양이다.
홍성호 충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진천·음성 혁신도시는 인근에 10만 이상 배후도시가 없어 인구 유입에 한계가 있다”며 “혁신도시 클러스터 용지와 산업단지내 기업을 유치해 인구를 늘리고 의료·복지시설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천=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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