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가격 사전고지제'에 소비자-미용사 반응 시끌

김지혜 2017. 11.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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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숍같은 이미용업소가 세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은 소비자에게 반드시 최종 가격을 미리 알려야한다는 내용의 시행규칙이 마련됐지만, 소비자와 미용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미용업자가 1명의 소비자에게 파마와 염색, 커트 등 관련 서비스를 세 가지 이상 동시에 제공할 경우 최종 비용을 수기로 작성해 고지해야 한다.

지난 2013년부터 미용실 옥외 가격표시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시술종류나 기장추가 등이 자세히 표기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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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세 가지 이상 시술 시 적용..실효성 의문"
미용사 "예기치 못한 추가 비용 발생 땐 어쩌나"
[그래픽 = 유소이 인턴기자]
헤어숍같은 이미용업소가 세 가지 이상의 서비스를 받은 소비자에게 반드시 최종 가격을 미리 알려야한다는 내용의 시행규칙이 마련됐지만, 소비자와 미용업계 종사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일부 미용업소의 바가지 요금을 뿌리 뽑기 위한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을 지난 16일부터 시행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이미용업자가 1명의 소비자에게 파마와 염색, 커트 등 관련 서비스를 세 가지 이상 동시에 제공할 경우 최종 비용을 수기로 작성해 고지해야 한다. 만약 내역서를 보여주지 않았다 적발되면 경고·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는다.

지난 2013년부터 미용실 옥외 가격표시제가 실시되고 있지만 시술종류나 기장추가 등이 자세히 표기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충북 청주 한 미용실에서 장애인에게 염색 후 50여 만원의 비용을 청구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자 '미용가격 사전고지제'라는 대책을 세운 것.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한두 가지 시술만 받으면 가격 고지를 받지 못하는 것이냐"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직장인 엄 모씨(27)는 "지난 주말 파마를 하러 갔는데 미용실에서 최종 가격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라며 "시술을 한 가지만 해서 그런지 평소에 자주 다니던 곳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당 규정이 잘 지켜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머리카락이 상할까봐 염색이나 파마를 같이 할 일도 많지 않고 주로 시술을 하면 커트는 해주는게 일반적이라 세 가지 시술을 한 번에 받을 일이 거의 없다"며 "보여주기식 행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학생 윤 모씨(24)는 "간판에 적힌 가격을 보고 헤어숍에 들어간 적이 많은데 명시된 가격대로 받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손상모'라며 가격을 더 받은 적이 많아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학생이라 돈이 넉넉지도 않은데 '싼 약을 쓰면 파마·염색이 제대로 안 될 수 있다'라는 헤어 디자이너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옥외간판에 비용추가에 대해 세세하게 써주는 게 명세서보다 효율적이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미용 종사자들은 이 같은 제도를 탐탁지 않게 여기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7년차 헤어 디자이너인 김 모씨(28)는 "대학가에 위치해 가격대가 저렴한 미용실이라 손님은 많은데 직원은 별로 없다"면서 "점장이 '유관 기관에서 손님으로 가장해 시찰을 돈다'는 얘기를 듣고 무조건 가격 고지를 하라고 시켰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일손이 부족한데 일일이 적어가며 명세서를 뽑아줘야 하니 정신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장애인에게 바가지를 씌운 청주 미용실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이 일로 너무 소비자 입장에만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서비스업 종사자인 헤어 디자이너는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라며 "고객의 갑질에 대응할 만한 제도 역시 고민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헤어숍을 운영하는 송 모씨(32)는 "소비자가 가격을 미리 알고 시술을 받는다는 취지의 제도 매우 좋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시술 중간 추가적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고객이 의심하는 일이 벌어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머리를 감기 전과 물을 묻히고 난 후 모발 손상과 곱슬기 등이 차이가 많이 날 수 있어 추후 영양시술 등을 권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

송씨는 "디자이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고객의 머리를 예쁘게 해주고 싶은데 가격 문제로 신뢰 자체가 깨져버리면 머리를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속상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김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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