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환자 절반, 스테로이드 '뼈주사' 성분 몰라

권대익 입력 2017. 11. 20. 15:02 수정 2017. 11. 20.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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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학회, “스테로이드 남용 시 골다공증, 혈당 증가 등 부작용”

뼈주사 성분을 정확히 알고 주사를 맞는 사람이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뼈주사 남용 위험이 높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초기 관절통 등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가 병원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스테로이드 주사’(뼈주사)를 맞는 사람이 적지 않다. 뼈주사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라는 항염증약을 관절통 부위에 주입해 염증ㆍ통증을 개선하는 치료를 말한다.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관절통, 유착성 견관절낭염(오십견), 견관절충돌증후군, 수근관증후군, 테니스엘보, 근막동통증후군, 건염 등 다양한 질환에 사용된다. 시술 시간이 짧고 수술을 하지 않아도 돼 중ㆍ장년층에게 인기다.

하지만 뼈주사 성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돼 남용 위험이 높아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대한통증학회(회장 조대현 대전성모병원 통증클리닉 교수)는 최근 9개 대학병원에서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574명의 환자에게 ‘뼈주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뼈주사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한 환자는 전체의 34%였으며,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대답한 환자는 66%였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답한 환자 중 22%로는 ‘뼈에다 놓는 주사’라고 알고 있었고, 13%는 ‘많이 맞으면 뼈가 녹아 내리는 무시무시한 주사‘라고 답했다.

‘뼈주사 성분이 무엇인지 아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0%가 ‘어떤 성분인지 모른다’고 답했고, 38%의 환자만 ‘스테로이드 계열의 약제’라고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 외 소염진통제(7%), 마약성진통제(5%)라고 답한 환자도 있었다.

이처럼 환자가 뼈주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이유로 대다수 환자가 이를 미디어나 지인을 통해 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뼈주사에 대한 정보 출처를 묻는 질문에 40%는 ‘신문, 뉴스, 인터넷 등의 매스미디어’라고 답했으며, 친구나 친척으로부터 들었다는 응답도 34%였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서 들었다는 응답은 15%에 불과했다.

뼈주사 성분인 스테로이드가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한 환자들의 이해도도 낮았다. 스테로이드가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에도 쓰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50%의 환자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조 회장은 “실제 스테로이드는 환자의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약이지만, 무분별하게 남용하면 골다공증이나 당뇨병 환자에서의 혈당 증가, 쿠싱증후군 등 부작용 우려가 있어 사용 기준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스테로이드는 적절히 사용하게 되면 아주 효과적인 치료제이므로 설문 조사에서 답했던 일부 환자처럼 스테로이드 사용을 무조건 반대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홍성준 학회 홍보이사(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학과 교수)는 “대한통증학회에서는 이미 스테로이드 치료 가이드라인을 책자로 펴내 회원들에게 배포하고 있으며, 학회 때마다 강의를 통해 무분별한 사용을 줄이고 적절히 사용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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