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00원線 무너져도..손 놓고 있는 외환당국

조해동 기자 입력 2017. 11.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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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변변한 '구두 개입(口頭 介入)' 한 번 하지 않고 원·달러 환율 1100원 선 붕괴를 맥없이 허용하면서 시장에서 당국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처음으로 장중(場中)에 무너진 지난 16일 오후에는 외환 당국이 '비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종가 기준으로 1100원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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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변한 구두 개입도 안해… 美 ‘환율보고서’의식 분석

“원화 가치상승이 소득주도성장에 도움” 소문도 떠돌아

‘핫바지로 전락한 외환 당국?’

20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변변한 ‘구두 개입(口頭 介入)’ 한 번 하지 않고 원·달러 환율 1100원 선 붕괴를 맥없이 허용하면서 시장에서 당국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 주변에서는 외환 당국이 미 재무부가 매년 4월과 10월 내놓는 ‘환율 보고서’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장 이후 미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미국을 자극하지 않으려 한다는 뜻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이 문재인 정부가 경제 분야 국정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는 ‘소득주도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정부, 특히 청와대는 원·달러 환율을 높게 유지하는 정책이 수출 대기업에만 혜택을 줬다고 생각하는 인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낙수 효과’(기업과 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 확산 등을 통해 저소득층으로 흘러가고, 결과적으로 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는 얘기다. 이 경우 원·달러 환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구두 개입’이든, 실탄(돈) 투입을 통한 ‘직접 개입’이든 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피해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처음으로 장중(場中)에 무너진 지난 16일 오후에는 외환 당국이 ‘비공식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종가 기준으로 1100원 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그러나 17일에는 개장 초부터 1100원 선이 무너지면서 1097.5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외환 당국은 16일과 유사한 형태의 ‘비공식 구두개입’만 했을 뿐 적극적인 구두 개입에도 나서지 않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0.5원 오른 1098.0원에 거래를 시작했으나, 곧바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날도 당국의 강력한 개입은 눈에 띄지 않았다.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1093.0원까지 급락하자 당국의 개입성 물량으로 추정되는 미 달러화 매수세가 유입됐지만, 이날 오전 10시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6원 하락한 1095.9원을 기록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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