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대대장 귀순자 구조 했다"재확인 했지만 여전히 의혹

문형철 입력 2017. 11. 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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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순자 구조나선 대대장..'미담 제조', '적절치 않은 지휘'등 지적
대응사격 논란보다 지연구조 여부 배경에 관심

귀순자 구조나선 대대장...'미담 제조', '적절치 않은 지휘'등 지적
대응사격 논란보다 지연구조 여부 배경에 관심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총격사건에 대한 CCTV공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대장이 귀순자를 직접 구조한게 아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으나 국방부는 우리군 대대장이 구조한 게 맞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주장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귀순자 구조의 지연배경이 무엇인지 군 당국이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귀순자 구조나선 대대장...'미담 제조', '적절치 않은 지휘'등 지적
이와 관련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분명히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한측(우리군) 대대장 등 간부 3명이 포복으로 접근해 귀순자를 안전 지역으로 끌어낸 다음 차량으로 후송했다"며 "국회 보고에서 합참 작전본부장이 설명한 내용 그대로"라며 기존 발표내용을 재확인했다.

문 대변인은 대대장이 귀순자를 같이 끌어낸게 맞느냐는 질문에 대해 "네, 현장에 있었다"며 "자세한 내용은 추후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전날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군 귀순 장면이 담긴 판문점 열상감시장비(TOD) 영상에 대대장이 없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군 당국이 과거처럼 미담을 만들어 내는 것에 취해 있는것은 아니냐'라는 비난과 '소대장과 중대장도 책임있는 장교인데 상황전체를 통제해야 할 대대장이 현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TOD 영상의 유무에 대해 군의 관계자는 "TOD 영상 유무에 대해서는 유엔사령부가 조사중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밝히기 힘든 입장"이라면서 "조사 과정에 일부 내용이 유출될 수 있겠지만, 정확한 수사를 위해 사전에 밝힐수 없다"고 말했다.

'대대장이 직접 귀순자를 후송한 것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 대변인은 "전체적인 상황은 조사결과를 통해 대대장이 지휘 조치에 관련된 부분은 추후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북한군 병사 귀순 과정. /사진=연합뉴스

대응사격 논란보다 지연구조 여부 배경에 관심
일부 예비역 장교들과 군 소식통들은 북한에 대한 대응사격 여부보다 북한군이 확전의사를 보이지 않았음에도 귀순자 구조가 늦어졌는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JSA에서 귀순자 추격 간 발생한 북한군의 사격에 대한 대응사격은 전적으로 유엔사의 통제에 따라야 하지만, 귀순자를 구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면서 "군 당국은 북측 움직임을 예의주시 했다고 하지만 귀순자가 쓰러진 후 25분 가량 지나서 구조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에 따르면 귀순자는 배수로에 빠진 차량에서 내려 50m 정도를 달렸고 우리군 초소에서 불과 10여m 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구조됐기 때문이다.

이 소식통은 "북측에 대한 경계를 펼치던 우리 군이 총상으로 쓰러진 귀순자를 당일 오후 3시 31분에 확인하고서도 25분 지난 56분에 구조를 한 것은, 구조의지가 없었거나 지휘계통에 혼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북한군 사정에 밝은 한 예비역 장교는 "군 당국이 예의주시 했다는데 추격조로 편성된 북한군의 총기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면서 "군 당국은 귀순자가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것처럼 최초 언론에 설명했지만, 사실상 귀순자는 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주대 이국종 교수에 따르면 총상은 5곳이었지만 체내에 회수된 탄두는 1발 뿐이었다"면서 "군 당국이 탄두의 종류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러한 정황을 볼때 귀순자는 근거리에서 저지력이 있는 권총보다 상대적으로 저지력이 떨어지는 소총탄에 더 많이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북한군이 소총을 단발사격으로 귀순자를 저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예비역 장교는 "북한이 우리측에 확전의사가 없음 보이면서 귀순자에 대해서는 살의를 보인 것"이라면서 "만약 우리 군이 확전의지가 없었음을 알고도 귀순자에 대한 구조가 늦었다면 그 배경이 무엇일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군 추격조의 휴대탄이 75~105발로 추정되지만 40여발만 사격했다는 점을 미뤄 볼때 북한군은 확전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런 상황에서 우리 군의 구조가 늦엇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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