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파리바게뜨 제빵사 "직접고용 원하지 않는다"

20일 일부 파리바게뜨 제빵사들이 직접고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최근 정부가 파리바게뜨에 제빵사 5천3백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시정명령한 가운데 제빵사들이 오히려 이에 반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20일 오전 파리바게뜨 제빵사 30여 명은 대구시 동구 라이온즈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 직접고용만이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 축소 우려에 있다.

제빵사들은 "제빵사를 직접 고용해야 하면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이 직접 빵을 굽겠다고 한다. 결국 우리의 일자리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직접고용이 되더라도 고용 형태가 불안정해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이들은 "고용부는 직접고용 명령만 내리지 고용 형태가 정규직이든 6개월 계약직이든 신경쓰지 않는다. 고용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금도 업무가 과중돼 있다는 일부 제빵사들은 "직접 고용이 되면 업무 강도가 훨씬 높아질텐데 그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중 "정부의 직접고용 명령 이후 점주들의 불편한 기색이 느껴져 근무하는 것이 쉽지 않다. 파리바게뜨에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내 장기전으로 흘러갈텐데 제빵사들은 그동안 계속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터져나왔다.

파리바게뜨의 협력업체이자 제빵사들이 소속돼 있는 한 주식회사 역시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기사들을 본사에서 직고용하면 우리 같은 협력업체는 폐업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제빵사와 협력업체들은 '상생 기업'을 해결책으로 꼽고 있다.

'해피파트너즈'라는 이름으로 출범을 준비 중인 상생기업은 파리바게뜨 본사와 11개 협력사, 가맹점주협의회가 3분의 1씩 공동 출자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상생기업이 표면적으로 직접 고용형태를 띠지만 또 다른 간접고용이 될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 7일 서울행정법원은 파리바게뜨가 정부를 상대로 직접고용 시정지시처분 취소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시정명령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오는 22일 심리를 거쳐 이달 중 시정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CBS 류연정 기자] mostv@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