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오브제를 만든 10인의 디자이너들

2017. 11. 2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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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JETS NOMADES

루이비통 하우스가 소개한 올해의 디자이너 10인. 오브제와 그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한다

Beach Chair 비치 체어비치 체어는 사무실이 아닌 바닷가에 들고 가는 서류가방이라고 보면 된다. 일단 해변에 도착하면 가방을 의자로 변신시켜 편안한 자세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프레임은 마르텐 바스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핸드메이드 레진으로 처리해 의자를 보호할 뿐 아니라 각각의 오브제를 유니크하게 만들어준다. 의자 구조는 아이코닉한 코튼 스트랩이 기본이라 해 루이 비통 트렁크와 수트케이스에 안전하게 패킹할 수 있다.

Maarten Baas 마르텐 바스 “여행 중 여기저기 앉아서 취하는 휴식은 제게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이런 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여행 가방인 동시에 의자로 활용 가능한 오브제를 디자인했어요. 비치 체어는 단순한 디자인뿐 아니라 루이 비통 트렁크 내부에 사용되는 캔버스 띠를 재료로 사용한 게 마음에 들어요. 가방의 형태를 이루는 금속 구조 프레임에 레진(Resin)을 입힌 제작 방식은 제 대표작인 ‘클레이 퍼니처(Clay Furniture)’ 시리즈에 적용된 것인데, 유일무이한 오브제로 만들어주는 특성을 가졌어요. 각별한 애정이 가는 이유죠. 실용성까지 갖춘 이 의자는 배낭처럼 메고 다닐 수 있어요. 여러 기능을 담아 이토록 심플한 디자인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작업이 필요했던 건 이 가방이 가진 역설이기도 하죠.”

Bomboca sofa 봄보카 소파봄보카 소파는 보티첼리의 작품 ‘비너스’에 등장하는 거대한 조개껍질이 연상되는 모듈식 소파로 구름과 알록달록하고 둥근 모습을 한 바다 사과(Sea Apple)에서 영감을 받았다. 8개의 탈착 쿠션이 단단한 가죽 커버 베이스에 퍼즐 같이 배열된 모습으로 완성됐다. 직물 버전과 가죽 버전 모두 쿠션은 별도로 활용 가능하다.

Humberto & Fernando Campana 움베르토 & 페르난도 캄파나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우리는 집 안에서 ‘노마디즘’을 실현시키고 싶었습니다. 전체 구조는 조개껍데기를, 쿠션은 구름을 연상시키는 소파를 상상하게 된 이유예요. 이렇게 만든 모듈식 구조물은 탈착이 가능해 거실 혹은 침실을 넘나들며 각각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머리 받침이나 풋 스툴로 사용할 수 있고 집에 많은 사람이 방문했을 땐 방석처럼 활용할 수도 있어요. ‘봄보카’라고 불리는 소파의 이름은 포르투갈에서 결혼이나 생일 케이크 위에 장식하는 과자 이름에서 따왔어요. 우리(캄파나 형제) 작업에서 이런 유희적인 측면은 늘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 소파는 단 몇 가지 요소만으로 포괄하기 어려운 우리 디자인의 이미지 자체라 할 수 있어요. 브라질 사람들의 모습을 조금 닮았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Blossom Stool 블러섬 스툴루이 비통의 역사적인 모노그램 패턴 플라워에서 영감을 받은 블러섬 스툴은 소용돌이 무늬의 나무와 부드러운 가죽 소재로 브랜드 최고의 전통 기술을 보여준다.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 색상으로 제작됐으며 특별 한정판으로 24캐럿으로 도금한 12개의 에디션을 만날 수 있다.

Tokujin Yoshioka 도쿠진 요시오카“네 개의 꽃잎이 맞물리는 디자인은 네 잎 클로버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루이 비통의 꽃잎 모양 모노그램을 상징하는 구조의 스툴로 탄생했죠. 목재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두 가지 버전으로 디자인했어요. 하나는 꽃잎 앞부분에 검은 가죽을, 뒷부분에 웬지나무를 사용했고, 다른 하나는 흰색 가죽과 물푸레나무를 매치했어요. 금 도금한 메탈을 활용해 좀 더 럭셔리한 버전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 버전은 12개만 한정 생산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을 초월한 여행에 동반자가 돼줄 오브제를 만들고 싶었어요.”

Palaver Chair 팔라베 체어가볍고 섬세한 동시에 견고한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의 의자는 투피스 시트의 간결함과 구멍 뚫린 가죽으로 짜여져 시트에 혁신적인 장인 정신을 결합했다. 손잡이가 있어 편리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평평하게 분리해 보관할 수 있다.

Patricia Urquiola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이 디자인은 아프리카 부족회의 ‘팔라브르(Palabres)’에 사용되는 의자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좌석과 등받이를 담당하는 두 개의 피스를 엇갈려 조립하는 형태인데 둘을 분리하면 납작한 형태로 수납할 수 있어요. 디자인은 의자를 분리했을 때 평평한 형태를 유지하면서 보관이 쉽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어요. 여행자에게 완벽한 디자인일 거예요. 목재로 형태를 잡았지만 등받이와 시트에는 펀칭한 가죽을 사용했는데 이 구멍에 가는 가죽 끈을 엮어 짜임새 있는 패턴을 만들었어요. 이런 작업은 루이 비통 하우스가 끊임없이 지향하고 연마해 온 장인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라 더욱 특별하죠.”

Twist Lamp 트위스트 램프 루이 비통 가방이 여행자의 소지품을 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면, 아틀리에 오이의 램프는 불빛을 담고 있다. 셰이드의 한쪽은 천연 가죽, 다른 쪽은 반사 금속(베이지 램프는 골드, 블루 램프는 실버)으로 디자인됐으며 꼬은 가죽 줄로 연결돼 있다. 스트랩을 고정하는 원형 틀을 움직이면 빛과 그림자의 비율이 변하면서 자유롭게 공간을 유영한다.

Atelier OI 아틀리에 오이 “이 램프를 디자인하면서 빛과 사용된 재료 자체를 부각시키는 오브제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먼저 얇은 가죽 띠를 꼬아 볼륨을 주었고, 루이 비통이 가방 안쪽에 가죽을 이중으로 덧대는 것처럼 가죽 끈 뒤쪽에 또 다른 가죽을 덧대 빛이 잘 반사되도록 디자인했어요. 조명은 공간을 분리하는 스크린과 견줄 만한 높이로 알루미늄 고리가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며 꼬임과 풀림을 반복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상상의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빛의 물결을 만들어내고 싶었습니다.”

Diamond Screen 다이아몬드 스크린다이아몬드 스크린은 금속 프레임(파리산 석회암; Parisian limestone 소재)에 매달려 있거나 천장에서 걸린 루이 비통 하우스의 전통 모노그램 패턴(다이아몬드 형태)의 트렁크에 사용된 나무 세공품(Canework)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반투명 파티션이다. 각각의 조각이 루이 비통 가방에서 볼 수 있는 황동 걸쇠와 유사한 피스로 연결돼 있어 스크린의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Marcel Wanders 마르셀 반더스“이번 프로젝트가 어려웠던 건 전에 없던 컨셉트의 오브제를 제작해야 한다는 거였어요. 모듈식으로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는 이 스크린처럼 말이죠. 스크린을 구성하는 각각의 ‘다이아몬드’는 루이 비통의 모노그램 패턴과 앤티크 트렁크의 등나무로 엮은 디자인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했어요. 이 모듈은 황동 소재의 작은 걸쇠로 연결할 수 있는데 간단한 방법만 익히면 사용자가 원하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빛과 그림자를 퍼뜨리는 파티션의 오픈된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요. 이렇게 개방된 형태는 공간을 집중시키는 동시에 극적인 공간 분할을 가능하게 만들거든요.”

Talisman Table 탈리스먼 테이블중동 유목민의 환대 전통에서 영감을 받은 사이드 테이블은 책처럼 펼쳐지는 이동식 가죽 커버 베이스와 찬란한 가죽 상감세공 방식으로 만들어진 ‘자애로운 눈(Benevolent Eye)’ 디자인의 탈착식 테이블 상단으로 이뤄져 있다.

India Mahdavi 인디아 마다비 “오브제 노마드는 제게 딱 맞은 프로젝트였어요! 저는 모로코의 하이브리드 테이블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차 마시는 시간에 나타났다가 낮잠 시간에 사라지는 테이블 말이에요. 테이블 다리는 책처럼 펼쳐지거나 닫히도록 디자인했고, 상판에는 가죽을 상감해 행운을 가져다주는 홍채 모양의 ‘부적’을 담아냈습니다. 이 부적은 이집트와 그리스, 이란 등 지중해 연안에서 볼 수 있죠. 상감 기법을 사용하고 컬러를 적용한 이유는 가죽 소재를 좀 더 여성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하기 위한 저만의 방식이었어요. 이 ‘탈리스먼’ 테이블은 제 뿌리로서 마음속 깊이 연결된 지중해의 손님 환대 전통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My Shelf 마이 셸프 선반로 에지스의 선반은 종이새 또는 종이배에 기반한 디자인을 통해 가죽 커버와 알루미늄, 루이 비통 트렁크에 전통적으로 사용돼 온 물푸레나무와 매치했다. 비행과 여행을 테마로 출발한 이 아이디어는 루이 비통 전시의 타이틀이자 과거 광고 삽화에 등장했던 ‘비행하라, 항해하라, 여행하라(Volez, Voguez, Voyagez)’ 카피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두 가지 블루 컬러로 베리에이션된 선반은 세 가지 사이즈로 선보인다.

Raw Edges 로 에지스“가죽을 입힌 너도밤나무와 알루미늄으로 만든 선반을 통해 형태의 단순함과 블루 컬러를 기반으로 한 색채에 미묘한 변주를 주고 싶었습니다. 윗부분이 아랫부분보다 조금 더 진하죠. 우리 작업에서 오리가미 방식은 항상 중요하게 다뤄지는데 이 오브제 역시 두 개의 날개를 접는 형태로 디자인했어요. 선반을 벽에 고정시키면 벽의 일부분이 되어 하나의 건축적 요소가 되는 거죠. 보통 바닥부터 천장까지 일렬로 설치하는 선반 컨셉트에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우아함과 컬러, 실용성이라는 3개의 키워드를 고수하면서 말이죠.”

사진 Matthew Brookes

글 Soline Delos

에디터 채은미

디자인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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