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태광실업부터 김제동 세무조사까지 조사권 남용"(종합)

이훈철 기자 입력 2017.11.20. 12:56 수정 2017.11.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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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개혁TF, 과거 세무조사 중간결과 발표..12월 최종 권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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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태광실업 세무조사부터 방송인 김제동씨 소속사에 대한 세무조사까지 과거 표적 세무조사 논란이 제기됐던 사안이 실제 조사권이 남용된 세무조사로 드러났다.

국세행정개혁 태스크포스(TF)는 20일 이같은 내용의 과거 세무조사 중간 점검결과를 공개했다.

TF는 지난 15일 2차 전체회의를 열고 각 분과의 논의 진행상황을 점검한 결과, 총 62건의 세무조사 중 5건의 세무조사에서 국세기본법상 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객관적 정황 등 일부 중대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결론내리고 감사원 감사 등 향후 처리방안을 국세청장에게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TF 조사에서 조사권 남용 사례로 지적된 세무조사는 김제동 소속사에 대한 세무조사건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태광실업 세무조사, 비선진료 김영재 원장 관련 이현주 컨설팅 세무조사 등이다.

방송인 김씨 소속사에 대한 세무조사는 과거 '촛불시위 주동세력 압박차원에서 김씨의 소속사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뤄졌다'는 국세청 전 간부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표적 세무조사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TF는 이에 대해 "언론 보도와 달리 방송인 김씨의 현 소속사인 B기업의 경우 세무조사 이력이 없고, 과거 소속사 A기업의 경우 세무조사 이력이 확인돼 언론에 보도된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언론에 보도된 문건에 따르면 조세목적 이외의 세무조사권 남용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국세기본법 81조 4항에 따르면 세무공무원은 적정하고 공평하고 과세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세무조사를 해야 하며 다른 목적 등을 위해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강병구 TF 단장은 "비정기 세무조사의 경우 명백한 제보 등 요건 이외 목적으로 조사가 들어가면 조사권 남용에 해당되는데 이번(김제동 건)의 경우 조사권 남용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불러 온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도 조사과정 전반에 조사권 남용이 다수 적발됐다.

국세청은 2008년 7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부를 투입해 박연차 전 회장이 경영하던 태광실업에 대한 전격 세무조사에 나섰다. 태광실업이 부산에 근거지를 뒀지만 교체조사를 통해 세무조사가 이뤄졌다.

국세청은 이후 태광실업을 검찰에 고발했고 이후 태광실업에 대한 검찰조사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박 전 회장으로부터 640만달러를 받았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은 뒤 2009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어진 결과다.

TF는 태광실업 세무조사에 대해 "교차조사 신청·승인 과정의 외견상 문제점은 없어 보이나 교차조사 신청부터 조사착수까지의 절차가 짧은 기간에 신속하게 이뤄진 점은 이례적"이라며 "태광실업 관련 기업 수십개를 추가로 조사선정하는 등 조사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된 측면이 있고 조사착수 전 관할조정 승인을 받는 등 조사절차가 형식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TF는 "이례적으로 단기간의 교차조사 신청·승인 기간, 중복조사 실시, 특정인의 과도한 개별 조사관여 정황 등 조사권을 남용해 세무조사의 중립성과 공정성 등을 위배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공소시효 여부 등 법적 요건을 검토해 적법 조치하고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객관적인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TF조사에서는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과정에서 표적 세무조사로 논란을 일으켰던 이현주 대원어드바이저리 대표에 대한 세무조사건도 조사권 남용으로 지적받았다.

해당 사건은 이 대표가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의인 김영재 의원 원장의 중동 사업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자 국가정보원 사찰과 이 대표 3대에 걸쳐 보복 세무조사가 이뤄졌다고 주장해 논란이 제기된 사건이다.

TF는 이에 대해 "탈세제보를 토대로 조사가 이뤄졌음에도 주요 조사대상자에 대한 세금 추징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개별 탈루 혐의 분석 내용에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며 "전 고위관료 등이 국세청 세무조사에 관여했다는 특검 수사 과정의 진술기록 등을 볼 때 조사대상 선정과 관련해 조사권 남용 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TF는 중간조사결과발표 이후 12월 중순 세무조사 개선방안을 담은 최종 권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boaz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