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에 싸움까지..철통보안에도 아수라장 된 KB금융 주총

전재욱 2017. 11. 20.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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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는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으나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이었다.

임시 주총이 열리는 이날 오전 10시를 한 시간 남겨둔 시각, '2017년 임시주주총회 안내' 명찰을 단 40명 남짓한 KB금융 소속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북동쪽으로 뚫린 차량 출입구 두 곳을 봉쇄하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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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40여명 '팔짱인간띠' 형성 출입구 봉쇄
주총장 향하려면 명찰차고 미로같은 길 지나야
노조 "윤종규 연임반대" 했으나..주주 박수로 통과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임시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결정하는 20일 임시 주주총회는 철통 보안 속에 진행됐으나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이었다.

임시 주총이 열리는 이날 오전 10시를 한 시간 남겨둔 시각, ‘2017년 임시주주총회 안내’ 명찰을 단 40명 남짓한 KB금융 소속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북동쪽으로 뚫린 차량 출입구 두 곳을 봉쇄하고 섰다.

임시주주총회에 참석하는 주주 외에 출입 인력을 통제하려는 이유에서였다. ‘윤종규 고발’ 등 푯말을 든 시위자가 입장을 시도했지만, 팔짱을 끼고 ‘인간 벽’을 만든 지주 직원들에게 막혔다.

로비 1층에서 진행된 출입 절차는 깐깐했다. 2명이 짝을 이뤄 3개 조로 나뉜 지주 직원들이 주주 신원을 확인하고 주총 출입증을 발급했다. 70대 이상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윤종규는 낙하산이라서 안 된다”고 윤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며 주총장에 들어가려고 했으나 못했다. 지주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주주가 아니라 민원인”이라고 전했다. 취재를 나온 기자들도 사전에 신청한 경우만 출입이 허락됐다.

주주들이 몰렸으나, 신원확인 절차 공간은 한 곳으로 협소해서 본점 1층 로비는 혼잡했다. 주총장에서 한 주주는 “주주출입 절차를 담당하는 장소를 한 곳만 둔 바람에 출입절차가 길어졌다”며 불편을 호소했고, 윤 회장은 “입장 시 불편은 출석확인 때문에 그런 거 같다”고 설명했다.

주총장으로 가려면 지주에서 준 명찰을 차야만 가능했고, 동선은 미로처럼 복잡했다. 4층에 마련된 주총장을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서 내려 계단으로 한 층을 내려가는 수고를 들여야 했다. 계단에서 선 직원들은 출입문을 노크하면 반대쪽에서 다시 노크로 답하는 식으로 출입문을 열고 닫는 등 보안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10시 정각에 시작한 주총은 현장에 주주 자격으로 참석한 KB노조 대표 주주의 의견 개진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노조 측은 주총이 시작하자마자 “주주참석 수 미달로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무효”라며 절차적인 문제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회장의 연임은 사전 의결권 행사 등을 포함해 참석주주 98% 찬성으로 통과된 사안이지만, 현장에 있던 노조를 대표해 나온 주주들은 계속 반대했다. 윤 회장이 “주주총회니 표결로 하자”며 “원안 통과에 이의 있느냐”고 물었다. 주주들은 “없다”고 답했고, 윤 회장이 “1호 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됐음을 선언한다”고 했다. 주총장에서 박수가 터졌다.

주주 간에 신경전이 이어졌다. 노조 쪽 주주가 윤 회장의 진행 중간에 의사 발언 기회를 신청하자, 주주들은 “그만 하라”고 했다. 자신을 80대라고 말한 한 남성 주주는 “노조가 설치면 배가 하늘로 올라간다”며 “노조가 설치지 못하게 집행부가 감시해달라”고 했다.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한 주주는 “지금도 이미 감시당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정회하는 동안 노조측 주주와 일반 주주가 인신공격성 욕설을 퍼부으며 싸우기도 했다.

주총 끄트머리에 마이크를 잡은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 대표는 “혼란을 일으킬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날 임시 주총은 12시30분께 끝났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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