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 이안규 감독, 느와르 영화 '미옥'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이야기 셋
[서울경제] 이안규 감독의 ‘미옥’은 느와르 장르인 만큼 조직간의 세력 다툼, 배신과 음모 등 기존의 느와르적 재미 요소를 가지고 있지만,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이라는 여성 캐릭터를 통해 ‘미옥’만의 차별성을 히든카드로 내세웠다.
9일 개봉한 영화 ‘미옥’( 제작: ㈜영화사 소중한 | 각본/감독: 이안규) 은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달려온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욕에 사로잡힌 검사 ‘최대식’(이희준)까지,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파국으로 치닫는 욕망과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이다.
이안규 감독은 “정말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남자들이 판치는 장르 안에서 활개치는 멋진 여자 주인공을 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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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처음 만들 때 스태프 및 연기자들과 이야기 했던 3가지가 있다. 그 목표 지점에 대한 생각은 변함 없다.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여부는 또 다른 이야기가 될 것 같다. ”
‘미옥’이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은 ‘모성애’에 초점이 맞춰진 느와르란 점. 여성 캐릭터가 등장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모성애’라는 코드에 대해 이 감독은 “건강한 비평이니 받아들인다”고 겸허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영화의 주요 테마로 다뤄져 온 ‘사랑’ ‘우정’ ‘모성’이란 거대한 개념들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화를 소개하는 사람이 볼 때, ‘모성’이란 거대한 개념들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실제로 다 알고 있을까?란 의문이 들었다. 관념적인 단어나 이미지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살짝 다른 차원에서 담아내고 싶었는데, 그런 개념이 주는 무게감이 영화 속에서 좀 더 도드라져 보인 듯 하다. 그 점에서 관객들의 기대에 상응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있었던 듯 하다.”
특히 ‘미옥’이자 나현정은 아주 어릴 때 아이를 낳았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기에 모성이 낯선 인물이다. 그런 여자에게 모성이 발현돼서 특별하게 조우하는 순간을 담아내고 싶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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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옥’의 키 이미지는 자신을 린치한 ‘최대식’ 검사를 수조 속에 가두어 놓고 외마디 욕설과 함께 리벌버 권총을 날리는 장면이다. 이안규 감독은 “제일 공들인 장면이다” 며 “위악적인 사람을 깔보는 인간이 덜 된 얄미운 사람을 시원하게 해결하고 싶었다”는 연출 포인트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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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느와르 장르에,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채 도전장을 내민 이안규 감독은 “느와르 장르란 키워드가 결국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그는 “‘미옥’이란 영화는 어긋난 관계들이 만들어내는 파국,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아련함과 쓸쓸함이 주 정서를 유지한다”고 했다.
“낭만이란 단어가 올드한 냄새를 풍겨 빗대어 설명하긴 그런데 우리 영화가 복잡한 영화가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되게 모호하게 알았던 사랑, 그리고 관계의 어긋남이 쓸쓸한 이 계절에 맞게 다가갔으면 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작고 사소한 감정들을 장르 영화 속 인물들을 빌어 이야기하고 싶었다. ‘장르’에 대한 설명이 관객과 같이 공유하는 영화 가이드 라인 일 수 있다. 거기에서 얼마만큼 충족하고 혹은 벗어났느냐에 대해 물어본다면, ‘관객들과의 밀당 같은 것’이란 답을 내놓겠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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