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호, 악바리 선배 부재 최소화한 '모두의 투지'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2017. 11. 2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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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는 단순 실력이 모든 결과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승리에 대한 열정과 투지가 얼마나 큰지, 하나의 팀으로서 끈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따라 기적과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비록 결승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악바리의 싹이 보이는 선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투지가 겉으로 확실하게 표출될 만큼 톡톡 튀는 행동이 많지 않았을 뿐 WBC에서 일부 선수들이 보였던 안일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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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국제대회에서는 단순 실력이 모든 결과를 좌우하지는 않는다. 승리에 대한 열정과 투지가 얼마나 큰지, 하나의 팀으로서 끈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따라 기적과도 같은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선동열호 1기에는 소위 확실한 ‘악바리’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탄생하지는 않았다. 특히 일본과의 결승에서는 모두가 설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지만 정작 그라운드에서는 끈질긴 근성보다 무기력한 모습이 노출됐다.

정근우, 오재원 같은 스타일의 선수가 다소 그리워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정근우는 대표팀의 단골 멤버로서 그동안 수많은 영광의 순간들을 이끌어왔다. 테이블 세터로서 단순히 밥상만 차린 것을 넘어 빠른 발을 앞세워 상대 배터리를 흔들어놨고, 타선이 부진할 때에는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모습으로 팀 전체에 투지를 일깨웠다. 프리미어12 일본과의 4강전에서 7회 오타니의 노히트를 깨뜨리며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불어넣은 것도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대표팀에서 최고의 분위기메이커이기도 했다. 김인식 전 감독이 누구보다 정근우를 중용하고,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그의 부재를 아쉬워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오재원도 리그에서는 두산을 제외한 타 팀 팬들에게 얄미움의 대상으로 인식될 때가 많지만 대표팀에서만큼은 ‘열사’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파이팅이 넘쳤다. 프리미어12 준결승에서 일본의 기를 완전히 누른 배트플립은 현재까지도 많은 야구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다. 이처럼 사소한 플레이 하나가 팀 전체에는 상당한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세대 교체를 선언했다. 그동안 악바리, 분위기메이커로 꼽혔던 선수들을 그리워하기보다 이제는 이러한 역할을 해줄 선수를 발굴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록 결승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악바리의 싹이 보이는 선수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박민우는 이번 대회에서 리드오프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을 뿐 아니라 결승에서는 복통으로 구급차에 실려 나갈 때까지도 출전을 강행하는 투지를 선보였다.

젊은 대표팀 내에서도 막내였던 이정후 역시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이번 대회에 임했다. 특히 결승전을 앞두고는 “개막전에 정말 이기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 결승에서는 일본을 봐주지 않고 무찌르겠다”는 발언을 당당히 남겨 화제가 됐다.

김윤동도 개막전에서 아쉬움을 삼킨 뒤 정민철 투수코치에게 재등판을 요청했을 만큼 설욕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두 번의 결과가 모두 뼈아팠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결국 부딪히고 깨지는 과정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용기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장필준의 경우 위축돼 있던 후배들에게 장문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 등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전체적인 분위기를 훌륭히 이끌었다.

이 밖에 일본-대만전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휴무를 반납할 만큼 선수들이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고, 모두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배짱 있는 투구, 과감한 수비를 시도하려는 노력에 충실했다. 투지가 겉으로 확실하게 표출될 만큼 톡톡 튀는 행동이 많지 않았을 뿐 WBC에서 일부 선수들이 보였던 안일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선동열 감독 역시 이번 대회를 통해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언급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의욕과 열정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선수들이 이같은 악바리 정신을 통해 선배들이 이뤄낸 영광의 결과를 재현하는 일만 남았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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