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비주얼에 연기력까지, 올해 주목할 신인 배우 이가섭
배우 이가섭 인터뷰
-첫 장편 주연작이다. 관객과의 대화도 했을 텐데 기분이 남달랐을 것 같다. “너무 감사한 게 첫 번째다. 개봉 첫날 CGV 아트 하우스 압구정에서 GV를 했는데 많은 분이 와주셨더라. 영화 보러 자주 다니던 극장인데 내 주연작이 걸리고 GV도 하니까 ‘아, 내가 열심히 살고 있구나. 또 와야지.’ 생각하게 되더라(웃음). 모든 게 처음이라 하루하루 설렌다.”
-영화 전체를 짊어지는 역할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땠나. “대학(세종대 영화예술학과) 졸업하고 1년 만에 받은 장편 주연 시나리오였다. 살면서 처음이었고 무조건 하고 싶었다. 군대 얘기라 한국 남자라면 관심이 가는 건 당연하고, 주용처럼 실제 친누나가 있어서 상황에 이입하기 쉬웠다. 고민이 많을 때, 고민이 필요한 작품을 만나서 함께 고민한 느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끌고 가야 하는 부담은 있었지만, 동료들이 도와줘 완주할 수 있었다.”
-군대 내 선임과 후임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긴장 관계를 현실적으로 잘 표현했더라. 군필자들이 공감을 많이 했다.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눈에 보이는 폭력이 아니더라도, 군대 내에 흐르는 긴장감을 잘 그리려고 노력했다. 또래 배우들과 철원에서 일주일간 합숙하며 정말 친해졌다. 그러다 촬영이 시작되면 선임병들의 표정이 딱 ‘갈구는 눈빛’으로 변하더라(웃음). 후임인 필립 역의 정재윤 배우와 가장 의지했던 것 같다.”
-주용의 감정이 서서히 고조되는 게 인상적이었다. “불안함을 일부러 표출하진 않았다. 불안함을 노출하면 오히려 불안해 보이지 않을 것 같더라. 그저 상황에 따라갔다. 예를 들어 외박을 나와 누나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애들은 맞으면서 크는 거야’라고 말하지 않나. 그런 일상의 폭력적인 상황에 집중했다."
-가장 괴로웠던 장면은 뭔가. “(손찌검하는 매형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누나를 내가 때렸을 때. 누나와 매형은 자기만의 울타리가 있을 텐데, 밖에 있던 내가 갑자기 끼어들어서 누나를 빼낼 수 있을까. 그저 답답하고 막막했다.”
-올 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부문 대상을 받았다.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폭력의 씨앗’ 전과 후는 어떻게 다를까. “배우로서 내 안에 ‘좋은’ 씨앗이 자라고 있는 것 같다. 조금 더 치열하게 살려고 한다.”
-‘인생영화’는 뭔가. “‘폭력의 씨앗’!(웃음) 근래에 재밌게 본 건 ‘맨체스터 바이 더 씨’(2월 15일 개봉, 캐네스 로너건 감독) ‘분노’(3월 30일 개봉, 이상일 감독)”
-감정을 발산하기보다, 안에서 들끓는 인물이 나오는 영화들이다. “정말 그렇다. 내적 고민이 있는 역할. 나도 20대의 고민이 묻어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사진=정경애(STUDIO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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